▲박병인 기자
▲박병인 기자

[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지난 여름에는 다른 해와는 달리 무척이나 비가 많이 왔다.

전례없는 긴 장마의 영향으로 지반침하, 산사태 등 각종 재해도 발생했다. 비가 땅 속으로 스며들면서 지반의 경도가 물러졌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들이다.

지반과 관련된 사고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은 매몰, 붕괴 등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땅속에 존재하고 있는 전기, 가스, 통신 배관들이다.

과거에는 전기선, LPG 등 배관들이 지상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복잡하게 얼기설기 얽혀있는 전기선들의 모습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현재는 도시미화, 관리편의성 때문에 상당수 도시들은 배관들의 지하화가 완료된 상황이다.

이 같은 배관들은 눈에 잘 띄지 않고 점검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각종 지하배관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지하배관 안전관리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굴착공사를 진행하거나 지속적인 폭우, 싱크홀 등 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지하배관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은 더욱 올라간다. 현재 굴착공사, 재해복구 시 지하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거나 정보가 있더라도 잘못된 부분도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지하배관, 지형 등에 대한 지도화를 완료하고 안전관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나라도 포괄적인 지하정보가 수록된 통합지도를 하루빨리 구축해 지하배관 안전관리에 힘써야 한다.

더 나아가 최첨단 탐사장비를 도입해 지속적인 안전점검을 진행해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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