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오염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대기오염을 크게 유발하는 경유차를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로이동오염원 별 미세먼지 배출량 현황’에 따르면 차종별 오염물질 배출량은 화물차가 68.9%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RV(21.8%), 승합(4.1%), 버스(2.1%), 승용(1.5%), 이륜(0.7%) 순이다.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화물차와 RV가 오염물질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그린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수소차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버스 4만대, 택시 8만대, 화물차 3만대 등의 수소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차의 경우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환경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충전 인프라가 상당히 미흡하고 기술력, 생산력 한계로 자동차가격, 연료가격 모두 비싼 상황이다. 이에 수소차로 넘어가기 위한 ‘브릿지 연료’로서 경유보다 훨씬 환경성이 뛰어난 LNG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LNG는 셰일가스 개발로 인해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국제 LNG가격이 폭락해 상당히 저렴한 상황인데다 수소차와 달리 기술력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어 초기 차량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매보조금, 연료보조금 등 LNG차에 대한 미흡한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인해 시장확대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이에 아직은 한계가 보이는 수소차 보급에 앞서 LNG를 활용할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 아직 한계 보이는 수소화물차, ‘브릿지 연료’ 필요
앞서 언급했듯 화물차의 대기오염원 배출량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에 따르면 화물차의 경우 93.5%가 경유로 운행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업계의 특성상 운행거리가 길어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원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화물차의 오염원 배출량 중에서도 48.6%가 대형 화물차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소형 화물차(20.9%), 중형 화물차(19.7%) 순으로 발생하고 있어 대형 경유화물차 확대 억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의 친환경화물차 보급사업은 현재로써는 전기, LPG를 중심으로 소형 화물차 보급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진행될 친환경 화물차 보급사업의 경우에는 2040년까지 3만대의 수소화물차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완료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 된다.

이후에도 수소화물차의 기술안정화, 타 차종과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며 이 기간동안 경유화물차에 의한 미세먼지 배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소화물차의 대량보급이 가능할 때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간 중에 중간단계로 LNG화물차 보급을 통해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환경부의 ‘LNG화물차 보급 타당성 평가’에 따르면 경유화물차에 비해 3,100만원의 환경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는 대형화물자동차 저공해화를 위해 자동차 기술수준, 연료경제성, 차량의 운행여건 등을 고려해 CNG버스의 성공적 보급에 이어 LNG화물차 보급정책의 추진을 시급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선진국에선 각광받는 LNG화물차
해외에서는 LNG화물차 보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반해 국내 보급상황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유럽은 4,510대의 LNG화물차가 등록됐는데 이는 2018년대비 3배 증가한 수치다.
LNG충전소의 보급도 활발하다. 2018년 127개소에서 2019년 249개소로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해외 자동차제조사인 IVECO, VOLVO, SCANIA, MERCEDES, RENAULT 등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에서 LNG화물차를 출시, 상용보급 중에 있다.

미국에서도 LNG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ummins사의 ISL, ISX12-g Near Zero 모델의 경우에는 NOx 배출량이 0.02g/kW.h보다 낮아 전기차가 소모하는 전력을 생산하는데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량과 같은 수준이기 때문에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저NOx LNG차량 구매 시 인세티브 4만5,000달러를 제공하고 있으며 ISX12N을 사용하는 엔진교체 시 약 5만2,000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별도의 구매, 연료보조금이 없어 환경성, 기술력이 이미 검증됐음에도 불구하고 LNG화물차 보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환경성 뛰어나지만 ‘환경친화적자동차’서 제외
유럽 등에서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LCA-WTW’ 개념의 도입이 국내도 절실하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LCA-WTW는 자동차의 제조과정에서 폐기까지, 연료의 생산에서 차량주입까지 전과정에 걸친 지구온난화가스, 유해가스 및 에너지사용량 등을 분석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LCA-WTW방식으로 GHG 배출량 분석에 따르면 대형 차량의 경우 경유대비 LNG차량이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도 약 16%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LNG화물차의 보급은 대형화물차의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당시 친환경차 대상 중 천연가스자동차를 삭제하는 대신 산업부령으로 정하는 친환경성 기준에 부합하는 자동차 기준을 마련토록 했으나 산업부는 아직까지 현재 별도의 환경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는 산업부에서 제시하는 친환경차의 기준에 상용자동차의 환경기준도 마련해 천연가스화물차의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협회는 수요자의 운행 중 연료경제성도 확보가능한 대안임을 고려할 때 정부의 LNG화물차 보급 정책의 빠른 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커지는 LNG시장, 자동차 시장도 편승 필요
우리나라는 LNG를 상당히 많이 소모하는 국가 중 하나로 LNG유통구조가 탄탄하고 관련 기술도 뛰어나다. 최근 LNG발전, LNG추진선박, 벙커링 등 LNG연관산업들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데 우리나라의 LNG관련 설비, 기술, 선박의 수출량이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LNG화물차도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해외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LNG차의 ‘친척격’인 CNG차의 경우 동남아지역에서 일본산 경유버스를 국산 CNG버스로 대체하는 실적을 거뒀으며 남미와 중앙아시아지역에는 버스뿐만 아니라 충전설비도 지속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에도 러시아, 인도, 중앙아시아 등 천연가스가 풍부한 나라들은 지속적으로 CNG, LNG 차량의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도의 경우에는 충전소 확대 보급 및 인프라 확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LNG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협회는 이에 편승해 기술개발, 연료비 지원 등 연관산업을 부양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나라는 예산의 축소로 인해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친환경차량의 보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LNG차, 충전소 수출을 통한 국내생산과 고용증대효과를 누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의 관계자는 “승용차 중심의 친환경자동차 기준을 탈피해 화물 및 버스 등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환경기준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현재 기술여건을 고려해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이외에도 LNG화물차의 연구개발 및 보급지원을 포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정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친환경차 육성전략을 담은 제4차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및 보급 기본계획을 수립 중인데 여기에 수소차 뿐만 아니라 LNG차도 친환경 자동차로서 주요 역할을 수행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