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KS인증 사후관리가 부실해 상하수도관에 사용되는 PVC관 절반 이상이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정태호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하수관으로 사용되는 PVC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총 59건 중 30건이 불합격해 인증취소, 판매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PE관 샘플조사까지 합치면 총 72개 제품 중 33건이 불합격했다.

지난해 한 지자체의 경우 노후하수관을 신설관으로 교체했지만 당시 매립된 하수관을 무작위로 채취해 성분 분석한 결과 2건 모두 일부 항목 미달에 따른 품질부실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자체는 하수도법 제12조, 하수도법 시행령 제10조에 따라 KS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공사했지만 제품 품질이 미달했던 것이다.

문제는 상하수도관의 품질 문제가 싱크홀(지반 침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민안전이 침해된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올 상반기에 발생한 싱크홀의 53.8%가 상하수도관이 원인이었다. 지난 5년간(2015~19년) 상하수도관 원인에 따른 싱크홀 발생율은 무려 61.7%에 달한다.

상하수도관의 문제만은 아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난연성 CD전선관 중 KS인증을 받은 3개 제품을 검사해본 결과 모두 ‘이상있음’ 결과가 나왔다. 난연성 CD전선관은 화재 시 전선을 보호하기 위해 건물 내에 매설하는 제품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KS인증 사후관리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현행 사후관리는 시판품 조사와 정기심사로 분리해 시행되고 있다. 시판품 조사는 ‘피해가 발생하거나 피해 발생이 예상’되는 제품에 한해 조사하며 정기심사는 1년, 3년 주기로 실시하지만 서류 중심 검사라는 비판이 있다.

정태호 의원은 “KS인증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은 만큼 문제제기된 제품에 대해서는 강력한 전수조사가 요구된다”라며 “KS인증을 준수한 제품이 생산·유통되는지 철저하게 검증·관리할 수 있는 점검체계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정 의원은 “품질관리 선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 NSF(미국국립위생협회)의 사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인증부터 생산·유통에 이르기까지 KS인증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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