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술연구원에 설치된 누수재현 장치.

서울기술연구원에 설치된 누수재현 장치.

[투데이에너지 류희선 기자] 지하 에너지 수송관 안전관리에 대한 화두가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기술연구원(원장 고인석) 도시인프라연구실은 세계 최초로 실시간 열수송관 상태 점검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1호 기술로 불리는 이 기술은 실제 어떤 장치며 어떻게 운영·작동되는지 서울기술연구원에 직접 방문했다.

■ 열수송관 손상정보 즉시 파악가능한 ‘분포형 센서’

서울기술연구원 도시인프라연구실에서는 열수송관을 지상에서 볼 수 있다. 이 열수송관에 물을 흘리면 변화를 감지하고 스마트폰 화면 속 고요했던 그래프가 순식간에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금세 변화를 감지해 데이터로 전송까지 하는 이 시스템이 서울기술연구원 도시인프라연구실에서 자체 개발한 열수송관 손상감지 기술이다. 

김정환 서울기술연구원 도시인프라연구실장은 “서울 도심 곳곳 땅 속에 퍼져있는 지하 수송관을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만큼 관마다 촘촘한 선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개발했으며 이 모형 열수송관은 누수재현 장치”라고 설명했다.

김정환 도시인프라연구실장과 박민철 수석연구원, 이영석 전임연구원이 함께 개발한 이 시스템은 첨단 센싱 기술인 분포형 센서와 TDR 계측기기, 무선센서 네트워크 기술의 경우 IoT 센싱망을 구성하는 네트워크 기기(노드, 중계기, 베이스)와 네트워크 토폴로지 기술로 구성됐다.

먼저 열수송관과 가장 가까이 연결돼 누수를 탐지하는 선은 분포형 센서, 즉 계측선이다. 얼핏보면 평범한 선이지만 내부에는 평각선과 함께 PVC(Poly Vinyl Chloride)로 피복한 선으로 PVC를 사용해 내구성이 높다. 

계측선으로 지하관로의 손상을 감지할 수 있으며 이 계측선은 ‘TDR계측기기’에 연결해 전기회로 개선 및 디지털화로 성능을 개선하고 IoT센싱망과 연동한다. 

계측선에는 연결키트가 있어 TDR계측기기와 접합도 쉽다. TDR계측기기는 전선에 전기펄스(Step pulse)를 주사한 후 반사된 값을 측정해 끊어진 위치를 찾는 시간 반사 영역법(Time Domain Reflectometry)을 이용한 장비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TDR계측기기는 전기펄스의 생성부를 고속 스위칭 소자를 적용해 거리 탐지에 대한 정확도를 2배 개선했다. 

또한 PCB(Printed Circuit Board)의 아날로그 회로를 디지털화해 최대 1km 감지거리에 10cm(최대 6.7cm) 간격을 확보했으며 RS-485 통신인터페이스를 구현해 IoT 센싱망의 스마트 노드와도 연동된다.

누수 감지 모니터링 화면.(누수 전)

누수 감지 모니터링 화면(누수 전)

 

누수 감지 모니터링 화면(누수 후).

누수 감지 모니터링 화면(누수 후)

■ 계측선 측정 데이터…첨단 기술로 실시간 감지

지하에 설치한 계측기기 데이터 모니터링을 위해 지상에는 무선센서 네트워크 기기를 개발했다. 

일반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우 광역적으로 매설된 열수송 관로 전체에 구축하기에는 비용은 매우 높고 효율은 떨어지지만 이번에 개발된 IoT 센싱망은 노드, 중계기, 베이스 간의 무선 통신망으로 자체 설계 및 제작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의 기기로서의 장점을 지녔다. 

네트워크 기기들 또한 전력량과 운영 상태까지 제어관리하는 저비용·저전력·고효율 장비들이다. 네트워크 토폴로지를 메쉬(Mesh)로 구성해 데이터의 전송 효율까지 개선했다.

또한 스마트 노드는 센서에서 감지된 계측값을 획득해 무선통신(2.4GHz)으로 다른 노드(스마트 노드, 중계기)로 전달하며 각 노드들이 네트워크를 형성(멀티 호핑)해 스마트 베이스까지 획득된 데이터를 손상없이 전송한다. 

■ 설치 간편…교통혼잡 줄여

실제 지하매설물 관리는 도로 굴착과정으로 인한 교통혼잡 등 불편을 초래하며 환경이 열악하다. 

이러한 불편을 축소하기 위해 기기 설치도 단시간 내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계측선은 열수송관을 따라 설치하면 돼 시공이 용이하다. 

또한 계측선은 100m 길이의 표준단위로 제작돼 사람이 쉽게 들수 있으며 보빈(롤)에 감겨져 쉽게 매설이 가능하다. 열수송관 설치공사의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분포형 센서(계측선)의 매설이 가능하다.

■ 추후 보급활성화를 위한 과정

서울기술연구원은 서울 전역에 광범위하게 매설된 열수송관 전체를 첨단 IoT로 실시간 모니터링 해 선제적으로 유지·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서울기술연구원 도시인프라실 연구원들은 올해 연구에서 연구용 목적으로 획득된 손상정보를 웹에서 시각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향후 서울시 지하시설 통합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하고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나 Geo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의 기술과 접목해 시각화하는 방안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연구원들은 타 기술에 비해 계측선과 기기 생산 비용이 매우 저렴해 비용적인 부분에서 열수송관 관리가 어려웠던 지역난방 민간기업들 역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많은 집단에너지 업계가 열수송관 안전관리 인력과 비용에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저비용 첨단기술 개발은 향후 안정적인 지하매설물 안전관리에도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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