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주장치.
KSTAR 주장치.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유석재) KSTAR연구센터는 2020년도 KSTAR 플라즈마 실험에서 서울대학교 및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 이상 연속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기존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이온온도 기준)의 세계 최고 기록이자 지난 2019년도 KSTAR의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기록인 8초를 2배 이상 연장한 성과다. KSTAR는 2018년 실험에서 최초로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달성(유지시간 약 1.5초)에 성공한 이후 매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세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초고온, 고밀도 상태인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 내부에 연료를 넣고 핵을 구성하는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 후 이온온도를 1억도 이상 초고온으로 가열하고 유지해야 한다.

그동안 다른 핵융합 장치들은 순간적으로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10초 이상 유지하는 벽을 넘지 못했다. 이는 상전도 장치의 운전 한계와 핵융합로 내에 안정적으로 초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운전기술의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KSTAR는 2020년도 실험에서 지난해 달성한 차세대 플라즈마 운전모드 중 하나인 내부수송장벽(Internal Transport Barrier, ITB)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통해 기존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의 한계를 넘어 장시간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윤시우 핵융합연구소 KSTAR연구센터장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기술은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융합 핵심 과제로 이번 KSTAR의 초고온 플라즈마 20초 유지 성과는 장시간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기술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의미를 밝혔다.

또한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연구를 함께 수행한 나용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KSTAR 실험을 통해 장시간 초고온 운전에 성공함으로써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융합로 운전 기술 개발에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됐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지난 8월부터 장치 운전을 시작한 KSTAR는 오는 12월 10일까지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지속할 계획으로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및 플라즈마 붕괴완화 실험 등 국내·외 공동연구 실험을 포함해 총 110건의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KSTAR연구센터는 이번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성과뿐 아니라 ITER 관련 연구를 비롯한 핵융합 난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실험을 남은 실험기간 동안 수행하며 추가적인 연구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성과를 비롯한 2020년 KSTAR의 주요 실험 결과는 2021년 5월 개최될 예정인 핵융합 연구자들의 올림픽인 ’IAEA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Fusion Energy Conference)’에서 전 세계 핵융합 연구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KSTAR의 최종 운전 목표는 오는 2025년까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의 300초 연속운전을 달성하는 것이다. 

유석재 핵융합연구소 원장은 “독립 연구기관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으로 새롭게 출범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핵융합 연구성과를 국민에게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세계 핵융합 연구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핵융합에너지 실현이라는 전 인류적 목표 달성을 위해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지난 20일부로 기존 한국기초과학지원 연구원 부설기관이었던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독립연구기관으로 변경 설립됐으며 오는 27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개원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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