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에너지사용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은 무려 496억달러였다. 소중한 외화로 사들인 에너지가 상당부분 사용하지 않은 시간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기기의 동작과 무관하게 소모되는 대기전력(Standby Power)이다. ‘전기흡혈귀’로 불리우는 대기전력 저감을 위해 정부는 주요 가전제품에 대해 적용, 낭비되고 있는 에너지를 줄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에너지관리공단은 가정용 가스보일러에 대해서도 대기전력 1W 기준을 도입키로 하고 관련업계 간담회도 열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가스보일러에 대한 에너지절감의 필요성을 인정하나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이다. 보일러업계는 대기전력 1W 기준 도입보다는 에너지절감 효과가 큰 효율 쪽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보일러의 평균대기전력은 4.9W로 1W 감소시 에너지비용 절감액은 189억5,000만원에 Co₂저감량은 7만3,247T-C다. 가정용 가스보일러의 효율을 1% 올리면 에너지비용 절감액은 1,367억원에 CO₂저감량은 58만4,665T-C라는 분석자료가 있다. 대기전력 1W와 효율 1% 인상을 동시에 적용한다면 보다 많은 에너지절감과 CO₂저감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일러에는 냉장고의 필수 냉장기능 등으로 1W기준 도입이 어려운 것과 같이 보일러에는 동파 및 자동운전, 가스누출 감지기 등의 특수상황을 고려한 안전기능이 부착돼 있어 대기전력 1W 기준 도입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에너지수입이 절대적인 우리나라에서 에너지절감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에너지절감도 중요하지만 안전도 무시할 수 없는 기준이다.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우선 먼저 고려돼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여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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