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부 신문에 내년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 심지어는 그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돼 국내 관련 업체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이라크 석유수출이 중단되면서 연말까지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석유파동 재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모 경제지도 24일자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추측들에 대해 한국석유공사의 한 연구원은 신문사에서 유가 전망 시나리오들의 가정을 생략한 채 결론만 선정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35달러설의 세계에너지연구센터(Center for Global Energy Studies, 소장 Yamani 사우디 석유상, 런던 소재)는 매월 석유시장 보고서(Monthly Oil Market Report)를 작성하는데 석유의 수급에서 가격까지 여러 케이스별로 분석 전망한다. 그 중에 OPEC의 감산이 6개월 이상 연장돼 내년말까지 이어질 때 배럴당 35∼36달러까지 육박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 설정하에서의 추정이라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한 최근 배럴당 27달러를 주도한 이라크의 석유수출중단은 UN의 제7차 석유-식품 연계 프로그램(Oil for food program)이 2주일로 제한된 데 따른 이라크의 반발 조치이다.

석유-식품 연계 프로그램은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UN 제재 가운데 ‘당근’에 해당하는 것으로 식품과 의료품 구입을 위해 석유수출을 6개월간 하루 2백20만 배럴로 제한 허용한 것이다. 96년 12월부터 1백80일간씩 연장돼 6차 석유-식품 연계 프로그램이 지난 20일 종료됐다.

그런데 제7차가 2주일로 제한돼, 세계 원유수급의 3%를 점유하고 대미국 석유수출 5위인 이라크는 22일 아예 석유수출중단을 선언, 석유-식품 프로그램을 6개월로 연장시키고 궁극적으로는 UN제재를 벗어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은 “다음주 열리는 UN안보리에서 석유-식품 연계 프로그램의 6개월 연장이 추진될 조짐이고 이라크도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여 국제유가 급상승세는 2주후쯤이면 극복되리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22일 정덕구 산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석유 긴급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는 66% 이상의 원유가 장기수급계약에 의해 도입되므로 현단계에서는 비축유 방출 등의 단기대증요법은 필요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의 상승은 다음달 국내 석유제품가의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 예측이다. 국제유가의 배럴당 1달러 상승은 국내 휘발유 12∼13원의 인상요인을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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