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D법으로 제조된 다양한 담지량의 텅스텐 촉매.
CVD법으로 제조된 다양한 담지량의 텅스텐 촉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온실가스인 메탄을 원료로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으로 전환하기 위한 촉매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에너지소재연구실 김희연 박사 연구진은 ’메탄 직접전환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촉매기술을 개발했다.

메탄으로부터 부분산화 된 일산화탄소를 생산해 다른 고부가 화학제품을 만드는 간접전환 공정은 이미 오래 전에 상용화됐으나 높은 에너지 소모와 투자비용, 낮은 효율이 문제다. 반면 이미 30여년 전에 제안된 ‘메탄 직접전환 기술(Direct Coupling of Methane)’은 간접전환공정에 비해 공정이 단순하고 경제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난이도가 높아 현재까지 반응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대표적인 촉매 역시 제시된 바가 없다.

연구진은 메탄 직접전환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의 원자단위 설계기술과 촉매조성 최적화기술 등을 적용해 메탄 직접전환용 촉매의 성능 및 장기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텅스텐 계열의 촉매에 간단한 처리만으로 질소성분을 도핑함으로써 부반응인 메탄 산화반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생성물인 에틸렌의 선택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질소 도핑 기술은 특별히 설계된 장치를 사용해 고온·고압 조건에서 암모니아를 사용한 공정이 일반적이나 연구진은 촉매 제조 과정 중 액체 상태의 피리딘을 일정 농도 첨가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질소를 도핑했다. 피리딘의 첨가량 조절만으로 질소도핑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도핑된 질소 성분은 800℃ 이상의 고온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에 반도체 공정에서 주로 사용하던 화학기상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 기술을 촉매 제조 공정에 적용해 단원자(single atom) 규모의 텅스텐 촉매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무결점의 박막을 제조하는데 사용하는 화학기상증착법을 결점을 최대로 가진 촉매 입자의 합성에 응용한 것이다. 촉매 반응에서는 촉매 표면의 결점이 곧 반응활성점(catalytic active site)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합성된 단원자 촉매는 1nm가 채 되지 않는 크기로 텅스텐 단원자 촉매의 경우 메탄산화이량화 반응에서 기존의 나노 촉매에 비해 질량당 활성(mass activity)이 100배 이상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메탄 직접전환공정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정최적화 연구를 병행해 한계 수율인 30% 극복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연구팀은 텅스텐 이외에도 백금, 코발트, 니켈 등을 기반으로 한 단원자 촉매 합성에도 성공했다. 자체개발한 단원자 촉매는 메탄 직접전환공정 이외에도 메탄 개질을 통한 수소생산, 연료전지 및 수전해시스템, 광전기화학적 수소생산 등 다양한 에너지시스템에 적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희연 에너지소재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지난 25년 간 수행한 촉매연구 중 메탄 직접전환 공정은 반응경로가 매우 복잡하고 공정변수 영향이 심각해 가장 어려운 주제 중 하나였다”라며 “당장 결과가 보이는 상업성 높은 연구도 중요하나 메탄 직접전환용 촉매 기술은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써 그 중요성이 크므로 촉매연구에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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