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지난해 4월 시행된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아직 기계설비법이 시장 정착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설비산업 관련 기관 및 업체에서는 기계설비법의 시장 안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유일의 설비기자재 공인 인증단체이자 설비기술자 단체인 한국설비기술협회(KARSE)의 김철영 회장(유천써모텍 대표)을 만나 국내 설비산업의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한국설비기술협회의 역할이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취지로 제정된 법으로 설비 기술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선임배치와 기계설비 기술기준 및 유지관리기준은 앞으로 업계 발전의 초석이 되는 부분일 뿐만 아니라 국민 안전 증진에도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 판단된다.

한국설비기술협회는 1967년에 설립된 설비관련 단체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이다. 1970년대에는 기술자 자격검정 대행 업무를 수행했고 최근 일정 규모 이상 건물의 유지관리자 의무고용을 제안해 법제화를 이뤄냈다. 

설비산업에 종사하는 기술인 단체(설계 기술인, 제조 기술인, 시공 기술인, 유지관리 기술인, 정부 관계, 학교 및 연구소 등 기술 종사자)로 설비산업 발전과 설비기술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설립된 만큼 우리 협회는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른 기술인들이 해야 할 역할 즉, 기계설비 기술기준의 원활한 관리를 위한 활동, 기계설비산업 생산성 및 품질 향상(기계설비 성능인증, 기계설비 BIM 적용)을 위한 활동 등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앞으로 협회는 기술인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 설비산업 발전 및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기술인이 중요한 중심축의 하나로 자리매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자동제어설비 관련 민간자격증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계설비법 시행 이후 기계설비 유지관리교육이 의무화됐다. 향후 관리주체는 전문적인 기계설비 관리를 위해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자동제어산업의 경우 전문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협회는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해 BAS, BEMS 등으로 분산돼 있는 자동제어분야를 통합적으로 운영 및 유지관리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민간자격제도 도입을 추진하게 된 이유다. 

자동제어 운영 및 유지관리는 고도의 전문성과 직무능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건축, 기계설비, ICT, 전기, 신재생에너지, 열역학 등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앞으로 제로에너지빌딩(ZEB)시대에 대응하고 효과적으로 기계설비를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자동제어설비 유지관리 및 운영 기술자에 대한 실무교육이 필수적이다.

자동제어설비관리사 자격제도는 공기조화설비의 시험조정평가(TAB : Testing Adjusting and Balancing)를 참고로 하고 있다. TAB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대표적인 민간자격증 제도다.

자동제어설비관리사 자격제도 시행에 따라 자동제어설비분야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양성 및 전문성 강화가 기대되며 자동제어설비 유지관리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경력관리가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활동하게 되므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동제어설비 운영 및 유지관리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자동제어설비를 통한 에너지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협회에서는 자동제어설비관리사 추진위원회(위원장 조추영)를 구성해 계획을 점차 구체화하는 중이다. 자동제어설비관리사는 자동제어설비운영유지관리 70%, 에너지관리 30%다. 교육은 △자동제어 유지보수실무 △에너지관리 △자동제어시공실무 △자동제어 계획 및 설계 실무 △자동제어설비 개요 등 5개 과목을 중심으로 3일(24시간)간 진행될 예정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면 자동제어설비관리사를 취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재 이와 관련해 관련 기관들과 공감대를 이뤄 협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는 자동제어설비관리사 교육을 시행하고 내년에 자동제어설비관리사 1호가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 협회의 핵심사업은 단체표준제도 운영이다.
단체표준이란 생산자 혹은 소비자 단체인 협회가 시장 생산자와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해 특정 제품의 기호·용어·성능·절차·방법·기술 등에 대해 정한 표준이다.

협회는 제정된 단체표준을 기준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보장해주고 있다. 현재 냉각탑, 송풍기, 레인지후드, 시스템분배기, 비데, 감압밸브, 전동댐퍼 등 총 21개의 품목 인증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역류방지 전동댐퍼는 올해 1월12일부터 시행된 국토교통부령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협회 단체표준에 적합한 성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하도록 규정됐다.

협회의 핵심사업 중 하나가 단체표준제도 운영인 만큼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추가할 신규 인증 품목으로는 조립식 스테인리스 연도, 하이브리드 제습냉방기, 압력 독립형 복합제어밸브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든 인증의 제도의 핵심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있다. 협회는 지난 30년간 공정하고 투명한 인증시스템 운영을 위해 노력했다. 그 일환으로 운영 중인 인증제도를 국제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2017년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KAS(Korea Accreditation System, 한국제품인정기구) 공인 제품인증기관 인정서’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2018년 4월에는 ‘단체표준 우수인증단체 인정서’를 취득해 공인 설비기자재 제품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인증제도 품질 향상을 위한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협회는 업계와 사용자(건설사, 설계사 등)들로부터 신뢰성 있는 인증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협회는 1990년부터 시작한 냉각탑, 항온항습기 등 설비기자재 제품을 단체표준으로 제정·등록했으며 현재 60여종의 표준을 보유하고 있다.

■ 정부 및 지자체, 공기업 등이 물품 구매 시 단체표준 인증제품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다.
산업표준화법 제25조에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은 ‘물품을 구매하거나 용역을 조달하려는 때에는 우수한 단체표준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에도 이와 같이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표준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단체표준 제품이 소외되고 있다. 일례로 단체표준제품 우선 구매 내용이 일부 입찰공고문 등에 제외되고 있어 제조업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협회는 인증제품의 활용을 위해 입찰공고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등 위 조항이 등록이 돼 있지 않은 곳을 찾아 제조업체의 불만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협회가 추구하는 협회는
협회는 2002년부터 시작한 기술상 제도(2012년도에 설비신기술대회로 국토교통부 장관상 격상) 등 다양한 신기술 발굴 및 설비기술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을 대비해 2008년부터 BIM위원회를 설립했다. 건축기계설비설계용 BIM Library를 구축과 함께 BIM설비설계기법 교육도 병행해 BIM 사용의 확대·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앞으로 협회는 설비기술 발전과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계획이다.

지금은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시대에 흐름에 맞춰 변화를 이뤄야 한다. 도전에 주저 하지 않으며 실패에 굴복하지 않는 자가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주도할 것이다.

2021년 협회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모든 면에서 새롭고 다양하게 도전하고자 한다. 앞으로 협회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며 시대를 주도해 나가는 협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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