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맹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양맹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투데이에너지] 10년 전인 2011년 3월 11일 일본의 강력한 대지진 발생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침수돼 원자로 핵연료 용융이 발생하고 환경으로 방사성물질이 방출되는 사고는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10년이 지난 후쿠시마 사고 원전은 원전 현장과 주변 오염 지역의 정화작업과 방사성 폐기물 관리, 사고 원자로의 냉각과 오염수 대책 등이 현안 사항으로 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사고 원전의 용융노심 제거와 원전의 제염과 해체가 핵심과제로 되고 있다. 사고의 영향과 후속대책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갈 길이 멀게 보인다. 

지난 3일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NEA)의 보고서는 후쿠시마 사고 원전은 안정적인 상태로 관리되고 있으나 기술적 및 법적인 측면에서 중대한 문제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학회는 3월1일 특집기사를 발표했으며 2일에는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사고 회고’를 주제로 1,550여명의 시청자가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 발표자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성과가 있으며 많은 어려운 과제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협력과 함께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 안전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다시 보여줬으며 세계적으로 가동중인 원전의 안전 대책을 마련 이행했다. 지금 원자력산업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가동 중 원자로는 2010년 429기에서 지난해 말 412기로 줄었으며 전략생산에서의 점유율도 10%선으로 감소했다. 안전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 심화, 탈원전 정책 등으로 미래도 불확실해지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와 가스 화력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원자력산업계는 원자력 미래의 확보 노력의 일환으로 소형원자로 옵션을 적극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70개 이상 소형 및 초소형 원자로가 개발되고 있다. 

소형 원자로의 미래는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전제된다. 수동 안전과 모듈개념, 공장 제조 및 운송, 부하추종 운전의 개념 도입 등이 실증 과제로 되고 있다. 반면 원자로 기술 생태계의 변화와 기술 혁신은 원전 안전의 혁신과 건설 기간 단축 및 경세성 확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기술, 인공지능 기술, 가상 및 디지털 원전 개발, 3D 프린팅 제조, 극지와 우주 개척 등 다양한 시장 수요 등이 장점으로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첨단 제조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는 기업이 공급망에 합류함에 따라 새로운 원자로 공급망 구축이 전망되며 업체간 국가간 기술동맹 전략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서의 무탄소 정책의 추진과 코로나 사태의 경제회복에서의 청정에너지 투자 전략과 맞물려 원전 역할의 재조명과 10년 이내 실용화가 전망되는 소형원자로의 국제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은 세계 원전시장에서의 주도권 회복과 산업부활 전략을 정부와 산업체, 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해 적극화 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대형원전 시장의 주도권을 통해 소형 원전시장 주도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개도국 원전시장에 소형원전 협력을 적극화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7년 이내 실증을 목표로 1개의 소형경수로와 2개의 신형 비경수 소형로 브랜드 개발 등을 추진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다양한 정책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신형 원자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 농축우라늄의 신형핵연료 개발과 함께 혁신 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한 다목적 실험로 건설 및 실증 시설도 건설하고 있다. 나아가 산업체의 원전 시장 개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경수로 신형소형로 개발업체인 NuScale은 설계인증 획득과 2030년에 가동을 목표로 실증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국, 카나다, 체코, 요르단,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남아공, 불가리아 등에 수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GE Hitachi도 카나다와 에스토니아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자체브랜드 개발과 함께 Estonia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도 자체브랜드개발과 국제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은 2030년 건설을 목표로 독일 전력업체와 함께 소형로 건설 협력을 추진하고, 네덜란드도 독자 소형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형원전의 고유 설계 개발과 수출에도 성공한 경험이 있다. 소형로인 스마트(SMART) 원자로는 설계 안전인증을 이미 받았으며 사우디와의 수출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산업체들도 NuScale과 USNC와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양 소형 원전 및 초소형 원자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소형 원자로는 10년 안에 실현 될 가능성이 높으며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기회와 도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원자력계도 국제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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