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울 것이라 예상했던 PE배관의 KS규격 전환에 예고치 않은 빨간불이 들어왔다.

5년이란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현재까지 규격에 대한 필드테스트조차 시도치 못하고, 제조업체들의 KS규격 취득을 위한 시험과정에서 문제가 도출된 것이다. 요지는 KS규격을 심사하는 심사기관에 315mm이상 배관의 내후성시험을 실시할 장비를 아직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제조사가 KS규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단 한차례 시험을 위해 5개월이라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규격획득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칫 규격전환시기까지 KS를 취하지 못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자연 현장 적용시 문제점을 파악키 위한 시범운영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 제조사들이 전환된 KS 취득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해도 규격제품이 출하까지는 최소 5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표준원이 KS규격 전환을 예고한 후 5년이란 시간적 여유를 제시했음에도 모두 안이하게 시간만 탕진한 셈이 됐다.

변화에 맞게 시험장비를 확인하지 못한 기술표준원이나 지정시험기관도 문제지만 단계적인 규격취득을 염두치 않아온 제조사나 사용자인 도시가스사도 모두가 책임이 있다.

물론 기존 제품에 대한 재고량이 충분하고 전환시기가 동절기라는 상황이라 규격 전환후 제품의 수급대란까지야 현실화되지 않겠지만 전환된 규격을 시행하면서 현장과 적절히 부합하는지는 확인조차 못하고 몸으로 때워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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