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난 발생 등 환경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미국,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대기환경 개선 및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탈 화석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금융지원 중단,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과연 수소가 미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많이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인프라 구축 상황을 보면 수소가 점차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바야흐로 이제 에너지 문제를 논함에 있어서 ‘수소’라는 단어를 더 이상 빼놓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먼저 현재 기술 수준에서 수소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석유 정제 시 발생되는 부생수소를 들 수 있는데, 이는 튜브 트레일러 등을 통해 수소 충전소로 수송을 해야 함은 물론 제한된 부생수소 생산량으로 인해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울러 향후 본격적인 수소경제 시대에 수소를 대량 공급하기 위해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액화수소 수송 선박 및 액화수소 저장탱크 등 관련 분야의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대규모 수소 생산설비를 갖춘 국가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해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만 실현 가능할 것이며 만일 석탄을 이용해 수소를 대량 생산해 수출하는 방안이라면 결국 온실가스 발생을 야기하기 때문에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반면 천연가스 개질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전국 천연가스 배관망 인프라를 활용해 별도 수송단계 없이 현장에서 바로 수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록 수소 생산 단계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수소를 현지에서 바로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없이 수소를 확보할 수 있는 궁극적인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충분히 수소 공급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와 천연가스는 모두 ‘가스 에너지’로서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다. 따라서 안전한 수소 에너지 사용에 필요한 파이프라인, 밸브 및 압력용기 등에 천연가스 관련 기기·장비·기술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으며, 천연가스 및 수소 공급 인프라를 함께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수소는 천연가스로부터 편리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가 수소경제로 가기 위한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수소경제의 핵심은 ‘수소 공급 물류 시스템 구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소를 효율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수소 배관을 별도 구축하거나 기존의 압축수소 운송 방식을 액화수소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으며, 현재 천연가스는 초저온 액체 상태로도 수송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응용한 액화수소 공급·저장 기술 개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액화천연가스를 도입해 저장했다가 기화시켜 천연가스 배관망을 통해 발전소 및 가정 등 수요처에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해상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 벙커C유 대신 액화천연가스를 이용하는 선박(LNG추진선) 보급이 확대되고 압축천연가스 자동차(CNG) 대신 LNG 자동차 보급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LNG 자동차는 압축천연가스 방식에 비해 저장 효율이 높아 차량 내 탱크 공간 축소가 가능하고 동일한 연료량으로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이는 향후 액화수소 공급 및 저장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본격적인 수소경제 진입을 위해서는 수소전지차 보급이 점차 확대돼야 하고 수소전지차와 천연가스 자동차가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가스 자동차’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천연가스 자동차 보급 활성화에도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소가 미래 청정연료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기존 에너지원들의 적절한 믹스를 통해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응해야 할 것이며 LNG 자동차를 포함한 천연가스 자동차를 기반으로 수소전지차 보급 확대를 도모하는 전략은 미세먼지 저감 및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