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이종소재 적층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고내식성 발전부품(우)과 기존 부품.
3D프린팅 이종소재 적층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고내식성 발전부품(우)과 기존 부품.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은 국내 최초로 ‘3D프린팅 이종소재 적층기술’을 활용한 고내식성 발전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서부발전은 국내 3D프린팅 분야에서 처음 시도되는 이종소재 적층기술을 활용해 부식과 마모에 강한 환경설비 부품을 제작, 이 부품을 태안발전본부에서 6개월간 연속운전 실증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3D프린팅 이종소재 적층기술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금속을 접합 경계면 없이 하나의 일체화된 부품으로 만드는 고난이도 기술이다. 

서부발전은 기존의 3D프린팅이 보여준 코팅(Coating)이나 클래딩(Cladding) 기술과 달리 가장 구현이 어려운 경사 적층방식을 적용했다.
 
우선 비중이 큰 모재(母材, Base Metal)는 저렴한 일반 금속재료를 사용하고 극한의 환경에 노출되는 표면부에만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뛰어난 고급 금속을 적층했다. 두 금속의 비율이 서서히 변화되면서 적층되기 때문에 결함 발생이 현저하게 낮아 성능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부터 국내 최고 수준의 기관들과 협력하며 최상의 경사적층 비율을 찾아낸 결과 부식과 마모에 강한 신소재 부품을 만들어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서로 다른 금속재료를 융합해 적층하는 3D프린팅 공정 기술개발을 담당했으며 한국재료연구원은 발전부품이 사용되는 극한의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재료를 선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3D프린팅 전문기업인 파트너스랩은 부품 제작을 맡았다.

서부발전은 개발된 부품을 pH1~2의 강한 부식(Corrosion)과 경질 입자에 의한 침식(Erosion)이 동시에 진행되는 극한의 환경에서 6개월간 시험했으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3D프린팅 이종소재 적층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고내식성 부품을 발전소현장에 적용한 모습.
3D프린팅 이종소재 적층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고내식성 부품을 발전소현장에 적용한 모습.

이번 실증 성공으로 다양한 분야에 3D프린팅 이종소재 적층기술이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조나 기계가공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복잡한 부품도 복합금속 재료를 활용해 제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부발전은 2단계 사업으로 신소재인 고엔트로피 합금(HEA : High Entropy Alloy)을 사용한 초고내식성 부품 개발도 착수할 계획이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여러 합금원소를 일정한 비율로 혼합해 만든 것으로 뛰어난 기계적 특성과 화학적 안정성을 갖는 반면 너무 높은 경도와 강도로 인해 기계 가공이 힘들고 경제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부발전은 가공이 어려운 HEA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3D프린팅 경사 적층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또한 내부와 표면의 금속 종류를 다르게 하고 기계가공을 최소화해 초고내식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부품을 개발한다.

향후 HEA를 이용한 복합소재 발전부품 개발에 성공할 경우 3D프린팅의 활용성도 크게 늘어날 뿐만 아니라 현재 연구 중인 고엔트로피 합금을 이용한 소재 부품 국산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발전의 관계자는 “이번 실증성공은 지난 수년간 3D프린팅 기술의 발전부문 도입을 전략적으로 진행해온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신소재를 활용해 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부품개발에 나설 예정이며 이종소재 적층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돼 관련 산업생태계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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