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2016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몬트리올 의정서 당사국 28차 회의에 참가한 197개국 대표들은 냉장고와 에어컨에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 사용의 단계적 감 축 방안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기후변화 대책 중 가장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조처로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냉매의 관리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국내외 냉 매 관리 현황에 대해 유기출 하니웰 불소화합물사업부(PMT: Performance Materials & Technology) 대표로부터 들어봤다.  /편집자

■글로벌 환경규제로 냉매에 대한 규제가 강화 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  바이든 정부로의 정권교체 로 인해 그간 친환경 관련 의제에 반대의 입장 을 보이던 미국이 정책을 180도 선회하고 있다.

파리 기후 협약으로의 복귀 선언 그리고 최근에 American Innovation and Manufacturing(AIM) 행정명령을 발휘하며 키갈리 의정서에 맞춰 15년간의 HFC 감축 선언을 공식화했다. 이를 통해 미국 주정부 환경부(EPA)의 주도 아래 2036년까지 2011~2013년도 HFC 생산/소비량의 약 15% 수준까지 감축 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55%, GDP의 60%를 차지하는 24개의 주가 2018년도 6월에 이미 Climate Alliance 협의체를 구성해 HFC 감축 계획안을 자체 적용하거나 개발 중이다. 이 중 가장 선두에 나서 HFC 감축안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2023년까지 2013년도의 사용 실적을 베이스라인으로 보고 40%를 감축하기로 했다.

분야별로 자세히 보면 신규 에어컨(냉동기 제외)의 경우 2023년 건조기와 창문형 에어컨을 시작으로 2026년 VRF 에어컨까지 GWP 750 이하의 HFC만 허용키로 했다. 냉동냉장의 경우 2022년 1월1일부로 22.6kg 이상 충진 용량의 장비의 경우 GWP(지구온난화지수) 150 이하로 제한을 두며 냉매의 사용 분야별 규제는 앞으로 도 추가 개발돼 강화될 예정이다.

캐나다의 경우도 두개의 관점에서 HFC 규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하나는 키갈리 의정서에 따 라 쿼터제로 관리하는 HFC 수입 및 사용량 관리, 또 하나는 미국 EPA의 SNAP (Significant Next Alternative program: 대체물질 전환 프로그램)와 유사한 적용분야별 GWP 규제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위치에 있는 중국의 경우는 현재 HCFC 감축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용량이 많은 일부 타겟분야들을 설정해 HPMP(HCFC Phaseout management plan: HCFC 감축 관리 계획)를 Phase I 과 Phase II로 계획해 실행하고 있다.

Phase I은 PU, XPS, 세정, 가정용 에어컨 (RAC), 상업용 냉동냉장(ICR)분야에서 감축을 통해 총 4만1,000톤의 HCFC를 감축했다. 2016년 HPMP Phase II 계획을 승인해 각 분 야별로 총 2만8,000톤의 HCFC를 추가 감축했다. 추가로 사용량이 많은 분야에 집중해 추가 적인 계획도 발표해 이행 중이다.

HCFC 감축 계획과 더불어 중국에서는 HFC 감축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중국 내의 규제 환경 및 정책에 대한 조사 연구, 유관 부처 간의 협업 체계 구성 및 구성원에 대한 교육, HFC와 혼합 냉매에 대한 관세청 주도 통계 작업등을 통해 키갈리 의정서 대응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와 동시에 대체 물질로의 전환에 대한 R&D 지원을 통해 기술 로드맵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냉매 관리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내로 초점을 돌려보면 일단 국내 냉매 관련한 내용은 크게 기존 사용 냉매에 대한 쿼터제를 통한 HCFC 수입·생산 관리 그리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의거한 폐기 및 회수 관리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HFC가 규제 물질로 등재가 되지 않았고 키갈리 의정서 역시 국회 비준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얼마 전 국감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냉매의 회수율은 1%도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는 보완해 나아가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사용측면에서의 문제점을 보자면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HCFC는 현재 쿼터제로 관리가 돼  2021년~2025년까지 매년 13.09%, 2026년~2030년까지 매년 42.6%의 일정으로 감축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HCFC 적용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HFC 냉매에 대한 규제 안의 부제로 인해 시장에서는 오히려 GWP가 높은 냉매로 전환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냉동냉장에 널리 쓰이는 R404a 냉매이다. R404a는 오존층 파괴지수(ODP)는 없지만 GWP가 3,943으로 기존 냉동냉장에 사용되던 HCFC R22(GWP 1,760)의 약 2배 이상 높다. 이는 규제의 사 각 지대에 놓인 상황에서 대기환경오염물질을 줄이자는 취지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에서 수입/생산돼 적용되는 HCFC와 HFC는 약 3만5,000톤에서 4만톤 정도로 추산된다. 이를 각 냉매의 GWP를 바탕으로 CO₂로 환산해 보자면 약 6,300만톤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 약 속한 BAU 감축량 5억8,000만톤의 약 11%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임에 분명하지만 아쉽게도 국가 CO₂ 인벤토리에 잡혀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HCFC와 HFC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분야들을 보면 단열재 종류인 XPS 보드가 전체 물량의 약 28% 시스템 에어컨, 가정용 에어컨, 냉동기류의 공조분야에서 약 43% 그리고 냉동냉장분야에서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위의 총 3개의 적용분야에서 전체 HCFC/HFC 물량의 약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HFO 냉매, CO₂ 그리고 Hydrocarbon 계열의 대체 물질 적용을 통해 CO₂ 관점에서 약 84%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가 가야 할 냉매 관리 방향은.
시장에서 기술과 솔루션이 있음에도 전환이 되지 않는 이유는 규제안과 지원제도의 부재이다.

당장의 규제를 마련하려면 산업계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가 필요해서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국가적인 측면에서 이를 대체 물질로의 전환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감축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그린 라벨링의 적용 검토이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의 경우 고효율기자재를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일정액을 환급해주는 제도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GWP가 낮은 제품을 라벨링 제도와 관련해 제원 마련과 함께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혹은 End-user(최종사용자)에게 일정부분 환급해 주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감축안 혹은 규제안과 별개 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친환경 대체 물질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가정용 에어컨과 냉장고에 한해 GWP가 명기된 라벨을 적용해 소비자의 인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HCFC와 HFC를 적용하는 냉동냉장, 공조 그리고 단열재 시장에서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요즘 들어 여러 매체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언급이 되고 있고 대중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만 전문분야로 인지돼 잘 알려지지 않은 냉매분야에 대한 인식 개선, 냉매 대기 방출을 제한하는 폐기·회수 관리의 확대, 대체 물질 및 적용 기술로의 전환 그리고 키갈리 의정서와 같은 글로벌 감축안의 도입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 제거 그리고 나아가 환경에 실질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는 제도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니웰의 세계 냉매정책전환 대응은.
하니웰은 이미 규제에 맞춰 칠러, 에어컨시스템분야 등에서 HFO, CO₂와 같은 친환경 물질 기반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공략에 나선지 오래다. 제조사들과 끊임없는 협업을 하며 신냉매 기반의 제안들을 하고 있다.

냉동분야에서는 R22, R404a를 대체할 수 있는 R448a(Solstice N40)와 GWP 146인 R455a(solstice L40x)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공조분야에서는 칠러에서 R123, R134a를 대체할 수 있는 GWP 1의 R1233zd와 R1234ze를 다국적 공조기회사들의 장비에 적용해 출시했다. 가장 수요가 큰 에어컨·히트펌프분야에서 R410a를 시장에서 유일하게 대체할 수 있는 A1(비가연성)등급의 냉매인 R466a(Solstice N41)를 출시해 주요 업체들과 시스템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하니웰의 가장 큰 업적은 자동차 냉매 전환이다. 자동차시장에서 범용으로 사용되던 R134a 냉매를 GWP 1인 R1234yf로 전환해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에서 이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포제분야에서는 기존 우레탄분야에서 141b를 대체 할 수 있는 GWP 1의 R1233zd 그리고 XPS분야에서 R142b와 R22번을 대체하는 GWP 1인 R1234ze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 발포제의 교체만이 아닌 단열성 능과 밀도 등의 단열재에서 중요 시 되는 요소들과 발포제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가장 효율적인 조합(Formulation)을 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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