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E최종 사용영역에서 탈탄소화 준비할 때
[시평] E최종 사용영역에서 탈탄소화 준비할 때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21.05.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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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한국에너지학회 회장
▲박진호 한국에너지학회 회장

[투데이에너지] 요즘 국내외적으로 에너지분야의 최대 이슈는 탄소중립인 것 같다. 2015년 파리협정 체결이후 이른바 ‘신기후체제’에 들어간 국제사회는 큰 틀에서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을 표방하고 회원국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해 왔다. 다소 미온적이던 국가들도 최근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선언을 발표하고 있고, 그 결과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한 12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거나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87%가 에너지생산 및 소비 활동에서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 통계(2019년말 기준)이고 그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즉 우리나라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더 나아가 탄소중립의 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에너지부문과 관련이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에너지 소비부문별로 나눠 보면 산업이 55%로 제일 많고 이어서 건물 22%, 수송 14%의 순이다. 또한 산업부문을 좀더 상세히 살펴보면, 제철·시멘트 등 1차금속산업이 37.3%로 제일 높고 석유화학과 정유산업을 합하여 30.8%, 비금속광물산업 7.6%, 기타제조업 6.9% 등의 순서이다.

필자가 최근 탄소중립과 관련한 강연에서 잘 쓰는 용어는 이른 바 ‘새로운 OECD’로서 국제적으로 발표되는 여러 자료로부터 제시되는 핵심키워드들을 종합해 만들어 본 것이다. ‘O’는 ‘Optimize’로서 에너지 효율 증진, 수요저감, 네트워크 구축 등에 의한 에너지 소비의 최소화 및 최적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E’은 ‘Electrify’로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열에너지 가스에너지 등을 전력에너지로 전환하고 그 전력에너지원으로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를 사용하는 것이다. ‘C’는 ‘Capture’로서 어쩔수 없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재활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마지막으로 ‘D’는 ‘Decarbonize’ 즉, 산업, 수송 및 건물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원천적으로 없애 탈탄소화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있어 많은 요소기술과 시스템 기술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나 이를 크게 대별해 보면 모두 OECD의 범주에 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신OECD’의 관점에서 볼 때 지금까지의 우리 정부의 노력은 ‘O’와 ‘E’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많이 미흡하기는 하지만 에너지효율 증진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모든 에너지 소비 부문에서 진행돼 왔고 특히 현 정부 들어서는 ‘E’와 관련해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전력을 개발하고 확대하는 노력이 크게 진전됐다고 볼 수 있겠다. 향후 탄소중립과 관련한 신OECD 전략의 수립 및 실천은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그 모습이 보다 명확히 드러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다면 ‘C’와 ‘E’에 대한 준비 상황은 과연 어떠한가? 탄소포집과 관련한 기술개발은 정부 주도로 지난 20여년간 이어저 왔으나 아직 대형규모의 실증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 아직 포집후 처리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그림과 로드맵은 제시가 되고 있지 않고 과연 구체적인 그림이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필자의 견해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O’와 ‘E’의 노력을 지속하면서 ‘C’에 대한 부담을 보다 줄이기 위해 산업, 건물 및 수송 등 에너지 최종 사용 영역에서의 탈탄소화 노력 즉, ‘D’를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제사회의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을 주시해 볼 때 빠르면 2022년이나 23년부터는 이른 탄소국경세가 어떠한 형태로도 도입돼 시행될 것으로 보이므로 한국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수출산업 전 분야가 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더 이상 환경이슈가 환경보호만을 위한 이슈가 아닌 우리 먹거리 산업들을 지켜내야 하는 경제이슈로 대두된 것임은 이미 기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에너지 최종 소비영역에서의 탈탄소화 즉, 산업공정을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신공정으로 대체하는 작업, 육상, 해상 및 항공부문에서의 화석연료 대체 시스템 및 산업 육성, 건물 분야에서의 냉난방 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는 작업들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 왜나하면 이들은 최소 10년에서 20년 정도의 시간이 개발과 실증 및 보급에 필요한 장기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여러 가지 현안들에 의해 모두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못했던 에너지 최종 소비단에서의 탈탄소화, 지금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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