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 이하 기계연)과 UNIST(총장 이용훈) 연구진이 유해물질이나 생체분자 검출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메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정주연 기계연 나노공정장비연구실 책임연구원과 이종원 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검사 대상에 적외선을 조사해 성분을 분석하는 적외선 분광분석 검출 신호를 100배 이상 키우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표면에 빛 파장보다 길이가 짧은 초미세구조가 배열된 특수 기능성 물질이다.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을 활용하면 메타물질 표면의 미세한 구조가 빛 에너지를 모았다가 한 번에 분자에 조사함으로서 분자가 흡수하는 빛의 세기를 늘려준다. 그만큼 검출 신호가 증폭되어 작은 양으로도 뚜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메타물질은 금속과 절연체, 금속을 순서대로 쌓아 십자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가운데 절연체 부분은 두께를 10 나노미터 수준으로 얇게 만들고 수평 방향으로 깎아 수직 갭을 형성해 분자가 근접장에 최대한 노출 되도록 해 분자의 빛 흡수가 늘어나도록 설계했다.

황인용 UNIST 전자공학과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은 2.8나노미터 두께의 단일 분자층 검출 실험에서 36%의 반사차이라는 기록적인 검출 신호를 얻었다”라며 “단일 분자층 검출 실험에서 최고 기록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은 대량으로 제조하기 쉽고 제조 공정도 경제적이다. 기존에는 메타물질 표면에 미세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가의 고해상도 빔 리소그래피 공정이 필요했지만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은 나노 임프린트 공법과 건식 식각 공정만으로 쉽게 제조할 수 있다.

정주연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나노 임프린트 공법을 활용하면 금속-절연체-금속 순으로 얇게 적층한 후 금속과 절연체를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며 “건식 식각 공정을 더해 미세구조로 배열된 메타물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원 UNIST 교수는 “수직 방향의 갭 구조를 통해 근접장 세기 강화와 근접장 노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최초의 연구”라며 “적외선으로 생체분자, 유해물질, 가스 등을 검출하는 센서 기술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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