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환경부의 불소계 온실가스(HFC, HCFC 냉매) 통계구축을 위한 QR코드 부착사업에 대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년간 약 1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R-22, R-134a 등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에 QR코드를 부착해 기후·생태계 변화유발물질인 불소계 냉매 사용량 등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활용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관리시스템 구축하는 것이다.

한국냉동관리기술협회에서는 이를 위해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조사원을 투입해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 나서게 된다.

특히 이 사업의 성공 여부는 데이터 조사에 냉매 사용기기 소유자 즉 기업들의 참여에 달려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냉매 사용기기는 제한구역에 설치돼 있어 강제성이 없는 조사에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동참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기업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 불소계 냉매 관리를 해야 하나
신규 국제지침(2006 IPCC GL) 적용 후 2023년 우리나라 불소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국가배출량의 약 5.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2017년 배출량(1.4%)의 약 4배가 수준이다. 오는 2024년부터는 파리협정 체계에 따라 2006 IPCC 지침을 적용한 국가 온실가스 통계 산정 및 보고가 의무화된다.  

키갈리 의정서에 따라 HFC 단계적 감축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베이스라인 설정, 단계별 감축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위한 연도별 HFC 모든 과정(생산, 수입, 사용, 회수, 처리)의 통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48년까지 베이스라인(2020~2022년의 평균 HFC + HCFC 베이스라인의 65%)의 80%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불소계 냉매의 모든 과정에 대한 통계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QR코드를 활용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불소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통계를 확보하고 감축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이번 QR코드 부착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또한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및 제품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사용자와 소비자에 대한 인식 개선 유도도 또 다른 이유다. 

주요 사업 내용은
이번 사업은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통계구축 방안 마련 △불소계 온실가스 통계구축을 위한 QR코드 제작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QR코드 부착 및 정보관리 △ 불소계 냉매 보관용기 QR코드 부착 및 정보관리 △불소계 비냉매 사용제품 라벨링 부착 등 크게 5가지다. 

우선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통계구축 방안 마련을 위해 국내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설치현황 조사한다. 조사 내용은 제작사, 종류, 냉매종류, 용도별 신규·기존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현황조사와 현재 설치된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추정 및 방법(안) 제시, 국내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가 설치된 건물 리스트 작성 등을 하게 된다. 

또한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설치와 관련된 국내 법·제도 조사를 통해 기존 설치된 냉매 사용기기 설치현황 파악이 가능한 제도를 제안하고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관리대상 확대를 위한 통계구축 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통계구축을 위한 QR코드가 냉매 사용기기에 부착된다. QR코드는 냉매 사용기기 및 보관용기, 비냉매 사용제품 등의 설치·사용 등의 환경적인 조건에 따라 식별이 쉽고 모바일 인식률이 높도록, 방식·부식 방지 그리고 유성펜으로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제작될 예정이다. 

제작된 QR코드는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올해 약 15만대(3년간 약 45만대)에 부착되고 냉매 사용기기 QR코드 입력정보의 신뢰성 확보와 정보보안 및 안전을 위한 조사원 교육 방법 및 계획이 마련된다. 

조사원들의 정보 수집이 어려운 불소계 냉매 보관용기의 유통과정 및 사용량 추적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추진된다. 이 시스템은 수입(수입업자(한강화학(주))→사용(회수업자)→처리(폐가스처리업자((주)오운알투텍)) 단계별 QR코드가 부착돼 사용·폐기량을 추적하게 된다.

약 10만개의 1회용 및 다회용 용기의 QR코드 부착 후 사용 이력 추적 및 불소계 온실가스 정보시스템(FIMS)과 연동된다. 이를 통해 QR코드가 부착된 1회용 용기 회수 및 잔가스량 처리계획이 수립된다. 

발포제 제품 중 불소계 비냉매 사용제품에 대해서도 생산업체와의 자발적 업무협약 방식을 통해 약 5,000개 제품에 라벨링이 부착된다. 

기대효과와 한계점
지난해 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의원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냉매 생산량(3만4,998톤)대비 회수율은 0.37%(267톤)에 불과했고 2018년에도 회수율은 0.68%(251톤), 2019년에는 0.84%(291톤)에 머물렀다. 2017∼2019년 냉매의 연평균 생산량(제조+수입)대비 회수실적은 0.76%로 사실상 지구온난화와 오존층파괴물질인 냉매가 회수되지 못한 채 전량이 그대로 대기로 배출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연도별 재충전금지용기 제품검사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5년 81만개에서 2017년 93만개, 2020년 110만여개가 사용되는 등 일회용 용기로 사용되는 냉매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7년에는 국내 총냉매 생산량(제조량+수입량) 3만4,998톤 중 재충전금지용기로 유통되는 냉매가 1만4,305톤(41%), 2018년에는 냉매량 3만6,439톤 중 1만7,865톤(49%), 2019년에는 냉매량 3만4,372톤 중 1만7,110톤(50%)으로 보충용 불소계 냉매는 최대 1만7,110톤이 대기로 누출돼 연간 이산화탄소 환산톤 약 2,224만톤이 매년 누출되고 있다.

국내에서 수입·생산돼 적용되는 HFC와 HCFC를 합하면 대략 3만5,000톤이며 이를 CO₂톤으로 환산하면 약 6,300만톤 정도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감축 목표인 5억3,600만톤의 약 12%를 차지하며 내연기관차가 1년에 3,000만대 운행하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같은 양이다. 

이처럼 저조한 불소계 냉매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번 QR코드 부착사업이 이 관리시스템 구축의 시작점인 것이다. 이를 통해 불소계 냉매의 무단 처리를 막고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기업들의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조사에 강제성이 없으므로 제한구역 내 설치된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결국 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대의적인 명분보다는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져야 사업의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