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원 과학기술부 수소에너지사업단 단장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약 200여년 동안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 탓에 21세기 들어 환경오염과 화석연료 고갈문제는 해결돼야 할 당면과제로 자리 잡았다. 무엇이 이 두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수소가 원하는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6월1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의 특별 심포지엄 주제는 ‘광변환기술과 수소’라는 것이었다. 태양전지, 광촉매 전문가들이 모여 광변환기술의 현황과 전망 및 수소와의 접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대표적인 예가 태양전지이며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결정질 실리콘을 사용하는 경우 대략 12% 내외의 효율을 가지고 있다. 모듈가격은 대량생산과 기술개발에 힘입어 지난 1980년대 초의 1/7 수준인 와트(W)당 3~4달러로 떨어졌으나 아직도 다른 발전기술에 비해 3~10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한 목표는 와트당 0.5달러 수준이며 박막태양전지나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등 새로운 소재와 구조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태양에너지를 화학연료로 전환하고자 할 때 그 대상으로서 수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수소경제의 핵심이 운송용으로 소비하고 있는 원유를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수송용은 선진국의 경우 소비되는 원유의 60%에 해당할 정도로 양이 많을뿐 아니라 한번 쓰고 버리면서 많은 환경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는 무공해차량에 관한 법규를 만들어 휘발유 차량 대비 일정 비율만큼 수소연료전지차량과 무공해 차량을 공급해야할 의무를 부과하는 추세이다.

수소(hydro+gen)는 물(hydro)에서 만들어(gen)졌다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따온 말인데 어원이 말해 주듯이 물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 에너지이며 사용 후 물로 순환되는 특성을 가진 청정한 에너지 매체이다. 상용화된 대표적인 물 분해 수소제조기술은 전기분해기술이며 지금도 전 세계 수소 사용량중 약 4% 정도를 이 기술로 만들고 있다. 전기만 값싸게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또 어디서든지 이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말이다.

위 두가지 기술 즉 태양전지기술과 물 전기분해 기술을 결합한다면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전기를 수소로 바꾸는 두 단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태양에너지를 수소 형태로 바꿀 수 있으며 현재의 상용화된 기술 수준만으로도 태양에너지의 수소로의 전환효율은 7~10%에 이른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태양전지는 종류에 따라서는 최대 40%에 가까운 전기 변환 효율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수소 변환효율도 증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2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태양에너지를 물을 분해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까? 반도체에 의해 흡수된 빛에너지가 만들어 놓은 전자와 정공을 외부 회로와 연결하여 전기를 얻는 것이 태양전지라 한다면 이 전자와 정공의 화학전위 에너지를 이용해 계면에서 환원과 산화반응을 일으켜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광화학적 수소생산 방법이다.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발생시키는 광촉매가 실용화되기 위한 조건은 분명하다. 반도체의 가전자대와 전도대의 전자띠 간격이 태양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시광을 흡수할 수 있는 전자구조를 가져야 하며 반도체 광촉매 표면에서의 전자전이가 잘 일어나기 위한 전자띠의 가장자리 위치와 물 분자의 산화·환원 전위의 상대적 위치가 중요하다. 이러한 반도체는 또 화학적으로나 광화학적으로도 안정해야 하고 가격도 싸야 하며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1972년 광촉매의 아이디어가 탄생한 이래 30여년이 흘렀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지식을 교류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는 지식공유의 기회를 많이 가짐으로서 공유된 지식이 기술의 융합으로 발전하고 우리 미래를 책임질 신기술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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