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라이드와 세트리모늄 리간드 사이 상호작용, 입자모양과 산화저항 특성 변화.
할라이드와 세트리모늄 리간드 사이 상호작용, 입자모양과 산화저항 특성 변화.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KAIST(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최벽파 교수 연구팀이 이화여자대학교 화학신소재공학과 이상헌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원자 단층 촬영 기술을 활용해 나노입자 표면에 존재하는 리간드 분자의 3차원 분포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리간드(Capping ligand)는 금속 나노입자 합성 시 발생하는 유기 분자로서, 입자 간 응집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입자의 형태와 각종 특성까지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나노입자의 합성 및 설계에 있어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장규선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과 김세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919)' 7월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복잡한 구조의 유기 분자로 이뤄진 리간드의 공간적 분포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원자단위의 공간 분해능과 경량 원소에 대한 높은 검출 민감도를 가지며 3차원 분석이 가능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 기술의 부재로 인해 현재까지 나노입자 표면에 존재하는 리간드 분포를 3차원에서 관찰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입자 합성과정에서 리간드의 거동은 상당 부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예를 들어 할라이드 리간드인 브롬(Br) 이온의 경우 정육면체 형태의 금속 나노입자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러 논문에서 이와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최벽파 교수 연구팀은 원자 단층 촬영 현미경(Atom probe tomography)을 활용해 서로 다른 할라이드 리간드를 통해 합성된 두 종류의 팔라듐 나노입자 표면에 존재하는 세트리모늄 리간드(Cetrimonium chloride)의 3차원 분포를 원자단위에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원자 단층 촬영 현미경은 아주 얇은 바늘 모양으로 가공된 시편 표면의 원자들을 고전압 또는 고에너지 펄스를 가해 차례차례 증발시켜 검출기에 충돌시키고 검출기에 기록된 원자의 충돌 위치와 충돌 순서, 그리고 충돌 원자의 질량 대 전하 비를 이용해 시편의 3차원 원자 분포를 재구성하는 분석 기술이다.

이러한 원자 단층 촬영 기술은 3차원 원자단위 분석 및 화학적 정량 분석이 가능할 뿐 아니라 옹스트롬(100억분의 1미터) 단위의 공간 분해능과 모든 원소에 대해 동일한 ppm 단위의 우수한 검출 감도를 갖고 있어 최근 재료 분석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리간드의 3차원 분포에 대한 단층 촬영 데이터로부터 각각의 나노입자 표면에 존재하는 세트리모늄 리간드의 밀도를 계산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세트리모늄 리간드와 할라이드 리간드 사이에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상호작용이 존재하며 이러한 서로 다른 리간드 사이의 상호작용이 나노입자의 최종 형태와 산화 저항 특성을 결정할 뿐 아니라 기존의 연구 결과들이 합치되지 않았던 원인이었음을 규명했다.

최벽파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상반됐던 연구 결과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실험적, 이론적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해당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는 나노입자 합성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높이고 우수한 특성을 가진 나노입자를 설계하는데 응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인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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