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GHP 저감장치 부착 차질 이유는
[분석] GHP 저감장치 부착 차질 이유는
  • 홍시현 기자
  • 승인 2021.08.2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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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문제 간과한 채 서둘러 시범사업 진행
단순 부착이 아니라 시스템 전반 기술 필요
한국자동차환경협회가 지난 5월 긴급 공모한 ‘GHP(가스엔진구동 열펌프) 냉난방기 배출가스 저감장치 시범 부착사업’ 안내문.
한국자동차환경협회가 지난 5월 긴급 공모한 ‘GHP(가스엔진구동 열펌프) 냉난방기 배출가스 저감장치 시범 부착사업’ 안내문.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GHP 배출가스 저감장치 시범사업’의 졸속 우려가 결국 현실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10월 GHP 가동 시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메탄(CH₄) 등 대기오염물질이 다량으로 나온다고 보도 이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에 이 문제를 지적했다. 결국 산업부와 환경부에서는 GHP 오염물질 배출기준 및 저감장치 부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KS기준이 제정됐으며 고효율기자재인증 기준 마련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첫 단추부터 어긋나
반면 GHP 저감장치 부착 시범사업은 시작부터 논란을 자초했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지난 5월 공모한 ‘GHP 냉난방기 배출가스 저감장치 시범 부착사업’에 대해 △평가위원 공정성 △실시 시기 문제 △참가자격 등 다수의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원사인 (주)이알인터내셔널과 (주)알오씨오토시스템 등 2개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협회가 이렇게 서둘러 진행한 이유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문제를 올해 국정감사 전까지 어느 정도라도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저감장치를 부착한 시험 데이터는 확보됐으나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성과를 환경부에 보고하고 환경부는 이를 올해 국정감사 전에 환경노동위원회에 보고하려다 보니 시간상으로 촉박했다.

시험도 LG, 삼성 GHP 모델 1개에 대해서만 진행됐으며 삼천리E/S 모델은 제외된 데이터다. 삼천리E/S이 제외된 이유는 정해진 사업예산으로 3개 모델을 진행할 경우 최소 약 6,000만원(GHP대당 1,500만원, 저감장치 대당 450만원*3개 모델)이 소요돼 이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GHP를 가장 많이 설치한 기업이 삼천리E/S다. 

■ 간과한 법적 ‘안전’ 문제
여기에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안전이다.

GHP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해당하는 기기로 수리는 되지만 개조는 안 된다. 저감장치 부착은 수리가 아니라 개조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를 먼저 해결했어야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간과했다. 

만약 개조를 할 경우에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제38조(벌칙) ①고압가스시설을 손괴한 자 및 용기·특정설비를 개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고압가스 시설을 손괴한 자는 2년 이하의 금고(禁錮)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제2항의 죄를 범하여 가스를 누출시키거나 폭발하게 함으로써 사람을 상해(傷害)에 이르게 하면 10년 이하의 금고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하면 10년 이하의 금고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등 처벌대상이 된다.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GHP에 저감장치 부착은 위법이다. 

협회에서는 시범사업이 차질을 빚자 최근 GHP 제조사들에게 협약을 맺고 시범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의를 했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법적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상 설치 이후 개조는 제조사도 불가능하다. 

시범사업 공고부터 GHP 제조사들을 제외한 채 진행한 결과로 보인다. 

■ 사업기간 올해 말까지
시범사업은 올해 말까지다. 이 기간동안 GHP 200대에 저감장치를 부착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예산 등 여러 이유로 목표대수가 하향돼 최근에는 70대로 알려졌다. 과연 올해 말까지 70대도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설치를 하기 위해서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법적 문제라서 올해 안에 풀기는 힘든 상황이다. 

만약 법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GHP 설치 장소 섭외도 만만치 않다. 민간 소유의 GHP보다는 환경부 산하 기관 또는 공공기관 소유의 GHP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손 쉬운 방안이지만 기관의 협조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또한 숙련된 기술자라도 하루에 GHP 2~3대에 저감장치를 부착하기 힘들다. 한달(20일 기준)에 최대 60대 남짓으로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목표대수를 크게 잡을수록 현실성은 떨어지게 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저감장치 설치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상 일정 자격을 갖춘 자만이 할 수 있어 자격을 갖추지 못한 시범사업에 선정된 사업자는 할 수 없다”라며 “또한 저감장치 부착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저감장치 부착으로 인한 GHP 전반에 제어라든지 다양한 기술적 문제가 있어 GHP 제조사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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