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이 ‘엉터리’로 진행돼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 의원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 최대전력을 기록했던 시점은 지난 7월 27일 오후 3시로 최대 전력수요량은 97.7GW에 달했던 반면 이날 전력거래소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에는 같은 시간 전력수요량이 88.1GW로 집계됐다. 

이는 전력거래소가 파악하지 못하는 미계량 태양광 발전량 9.6GW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한국전력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자가 사용하는 태양광발전은 전력거래소에 집계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상청 자료 등을 통해 미계량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전력수요량을 예측하고 있다.

산업부는 실시간 집계에 빠져있는 태양광 설비용량이 15GW라며 태양광 발전량 피크타임 기여도가 11.1%에 달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가 밝힌 최대전력 목표수요량과 실제 최대전력수요량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9차 전력수급계획 상 2021년 하계 최대전력 목표수요량은 89.99GW이다. 결국 정부의 목표보다 8% 이상 높은 전력수요량을 기록한 것으로 정부가 최대전력을 과소예측했다는 것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특히 전력거래소가 한무경 의원실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올해 하계 최대전력수요량을 99.6GW로 전망했다(미계량 태양광 포함). 이는 9차전력수급계획 상의 목표수요치보다 약 10% 높은 수치로 원전 10기가 생산하는 전력수요가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뜻이다.

더욱 큰 문제는 하계보다 최대전력수요량이 많은 겨울이 되면 폭설과 한파 동반시 블랙아웃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최대전력이 정부의 목표수요보다 8% 이상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올 겨울 최대전력수요가 100GW를 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태양광발전이 여름철 최대전력을 낮추는데 기여한 것처럼 겨울철에도 제 역할을 해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눈이 내린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눈이 오면 태양광발전은 발전량이 거의 없어 무용지물이 된다.

올 겨울 이상기후로 인한 한파와 폭설의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태양광발전이 제 역할을 못할 경우 심각한 전력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 예견된다. 지난해 겨울 텍사스 한파로 발생한 대정전 사례가 재현될 수도 있다.

한무경 의원은 “정부의 전력수요예측이 엉터리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가 인정했다”라며 “엉터리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수립된 9차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전력시스템을 운영한다면 심각한 전력난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 의원은 “전력난을 막고 전력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실제 최대전력수요에 맞춰 9차 전력수급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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