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중인 중이온가속기 저에너지 가속관 모습.
구축 중인 중이온가속기 저에너지 가속관 모습.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 Rare isotope Accelerator complex for ON-line experiments)’의 구축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특히 중이온가속기의 핵심 장치인 초전도가속관 설치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가속기 전문가들이 힘을 합쳤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양성자과학연구단(단장 김유종)은 중이온가속기에 적합한 초전도가속관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14명의 가속기 전문 인력을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이하 중이온사업단)에 파견했다고 25일 밝혔다. 

파견된 인력은 오는 12월까지 저에너지 초전도가속관의 성능시험을 수행하고 이와 별도로 포항가속기연구소와 함께 고에너지 초전도가속관의 대안설계를 수행할 예정이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국내 기술로 구축한 100MeV 양성자가속기를 지난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최근 성능 확장을 위해 초전도가속관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소를 이온화하고 가속해 표적물질에 충돌시켜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들을 만들어내는 첨단 대형연구시설이다. 

전기저항이 없는 진공관 내부에 강력한 전기장을 형성시켜 양성자, 우라늄 등의 무거운 이온들을 가속하는 장치가 초전도가속관이다.

중이온사업단은 당초 고에너지 가속구간에 SSR(Single Spoke Resonator) 타입 초전도가속관을 구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바큇살(spoke) 모양의 SSR 타입은 형태가 복잡해 제작과 설치가 어려워 중이온가속기 구축 지연에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양성자과학연구단이 개발해온 HWR(Half Wave Resonator) 타입 초전도가속관은 해외에 성공적인 개발 사례가 있고 제작이 보다 용이해 SSR 타입의 대안설계로 주목받는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이번 초전도가속관 공동개발을 통해 중이온가속기의 성공적인 구축에 기여함과 동시에 GeV급 양성자가속기 기반 파쇄중성자원 구축에 필요한 핵심 가속기 기술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유종 양성자과학연구단 단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이온가속기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국내 가속기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라며 “이를 계기로 국내 가속기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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