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천 공주대학교 교수
▲오세천 공주대학교 교수

[투데이에너지] 언제부터인가 국내에서는 폐기물을 태우는 것에 대해서는 금기어처럼 돼버린 듯하다. 

모든 폐기물은 물질로 순환시켜야 하고 폐기물을 소각하거나 에너지로 회수하는 것은 어리석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마치 소각이나 고형연료와 같이 폐기물로부터 에너지를 회수하자고 이야기하면 환경에 무책임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순환경제의 필요성에 역행을 하는 것처럼 치부되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폐기물을 태우지 않고 정말 모든 폐기물을 물질로 순환시켜 관리하고 매립을 제로화 할 수 있는가?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은 쉽다.

특히 선거 때가 다가올수록 더욱더 이상적인 이야기가 마치 실현 가능한 정답인 양 무책임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러한 폐기물의 관리는 안타깝게도 현재는 불가능하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로의 순환만 강조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말 무책임하고 국민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비겁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폐기물을 소각하기 이전에 물질로 회수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에 반론은 전혀 없다. 아니 오히려 최선을 다해 물질로 재활용해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 기술개발도 꾸준히 진행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지금의 절대 과제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건설비 2천700억원이 소요돼 2017년 12월에 준공된 나주 고형연료열병합발전 시설의 경우 3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지역주민의 반대로 여전히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가장 걱정을 하고 반대를 한 이유 중의 하나인 대기오염물의 배출도 법적 기준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운전되고 있음이 발표돼도 정말 중요하게 다뤄야 할 환경문제보다는 오히려 지역 간의 갈등만 부추기는 논쟁만 가중되고 있으며 이러한 논란 속에서 사업이 중단되거나 분쟁 속에 있는 고형연료 열병합발전 사업은 전국에 10여 곳에 달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은 이미 폐기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2025년에 종료예정으로 발표한 수도권매립지 문제로 환경부와 서울시 그리고 경기도가 진행한 대체 후보지의 2차 공고결과 응모한 지방자치단체는 한 곳도 없다. 막대한 혜택을 제시해도 그 어느 누구도 선거를 앞두고는 국가를 위하여 진정한 책임을 지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탄소중립, 순환경제, 자원순환 등 멋있는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폐기물을 소각 또는 고형연료 발전을 통해 회수되는 가연성 폐기물에너지도 엄연히 국제에너지기구(IEA)로부터 일정 부분 재생에너지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탄소중립을 위한 RE100(Renewable Energy 100) 선언에 이러한 가연성 폐기물에너지를 이용하자는 계획은 없으며 소각이나 고형연료 발전을 통하여 에너지를 회수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 태양광이나 풍력 또는 수소에너지와 같은 재생에너지 대비 시대에 뒤떨어지고 환경을 오염시키며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듣기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어느 누구도 그 필요성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외부로 보이지 않고 에너지로 회수되던 에너지 회수 없이 단순소각 처리되던 이슈화 되지 않고 표면에 나타나지 않기만을 원한다.

이러한 현실이 정말 국가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진정 국민들을 위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한지는 다시 한번 반드시 뒤돌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폐기물에너지와 물질재활용은 절대 경쟁 관계가 아니며 폐기물에너지화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고도 물질재활용이 최우선 시 되도록 하는 정책의 시행은 얼마든지 제도적으로 가능하며 현재에도 이러한 정책들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폐기물에너지와 물질재활용은 국가 전체의 폐기물 관리에 있어서 상호 보완적으로 모두 발전해 나가야만 하는 매우 중요한 기술 분야이다.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매립지 부족 문제,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가장 중요하게 추진되고 있는 매립 최소화를 위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물질로 재활용이 되지 못하는 폐기물의 경우 연소를 통한 감량과 이 과정에서 발생 되는 에너지를 회수하여 활용하는 것은 어느 한 주체만의 책임과 의무를 넘어선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문제임에 틀림 없다.

대안 없는 무 조건적인 반대 그리고 이에 대한 침묵이야 말로 정말 무책임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정말 폐기물에너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는 우리 모두가 답을 해야만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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