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산업 발전은 건물의 대형화와 고층화를 촉진시켰다. 이러한 건물에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어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지속해서 연구되고 있다. 빌딩 에너지 소비의 37%는 냉난방을 위한 공조시스템의 운영에 사용되고 있어 공조시스템의 고효율화는 건물 에너지 소비 절감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에서는 건물 종합 성능 측정 및 평가를 통한 친환경 인증을 통해 건물 자체의 에너지 절감 및 세제혜택,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 등을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고효율 냉매유량가변형(variable refrigerant flow; VRF) 공조시스템 시장은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국내 대표기업 LG전자 및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VRF 기술력을 확보를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편집자 주

■에너지효율·콤팩트 중시 

글로벌 VRF 시장규모는 2020년 118억5,734만달러에서 2025년 말까지 229억481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는 이러한 시장 예측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준다. 

VRF는 칠러(Chiller)나 덕트 시스템과 달리 실외기와 실내기 간에 연결된 배관을 통해 냉매를 실내기로 이동해 냉방 또는 난방을 하는 방식이므로 덕트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공기 유동에 의한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실내부하에 따른 정확한 성능 조절이 가능하다.  

VRF 시장 성장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에너지 효율적 난방, 환기, 공조(HVAC) 수요 증가 및 건설과 제조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의 성장을 들 수 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부문에 대한 해외직접투자(FDI) 기준 완화, 오픈 네트워크 호환성 확대, 한랭지용으로 설계된 VRF 양극화 등의 대처가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고층빌딩에서의 VRF 분포 확대는 VRF 시장진출 기업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전망된다. 

건물의 대형화와 고층화에 따른 빌딩의 면적당 가치 상승으로 공간의 효율성이 중시된다. 이에 따라 적은 공간에 설치가 가능한 건물 설비와 기존대비 높은 효율 등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제품과 공조 설비의 집적화 및 정보 기반 최적 제어를 통한 에너지 절감 기술이 시장경쟁력을 좌우한다. 

대기 열원이나 미활용 에너지원을 냉난방, 급탕 및 플랜트 공정용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히트펌프 기술을 응용한 VRF는 콤팩트하면서도 높은 에너지효율로 빌딩용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VRF 설치와 관련된 고비용, VRF 설계와 관련된 복잡성, 귀찮은 특정 설치 요건 및 과잉 기능은 VRF 시장 성장을 억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침체

글로벌 VRF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약 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글로벌 VRF 시장 데이터는 모든 지역이 전년대비 역신장을 했다. 특히 인도가 36%의 역신장을 보여 코로나19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의 경기침체로 인한 투자, 소비 심기를 위축시킴에 따라 2019년 106억달러, 2020년 97억달러로 9% 역신장했다. 

■중국, 인도

중국 VRF 시장규모는 4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VRF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이다. 그동안 급성장했던 시장규모는 2019년부터 하향세를 나타냈다. 2019년 미·중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19 영향이다. 

주요 동향을 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보건분야 프로젝트가 확대돼 VRF 판매가 이뤄졌으며 부동산 개발업체에 협력해 중소형 도시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층은 온라인을 통해 VRF를 구매하고 있다. 

인도는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박도 있어 주거&상업 시장 수요가 급감한 반면 제약, 의료, 공공분야에 VRF가 적용되고 있다. 

■유럽 

시장규모가 큰 영국,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등 주요 4개국은 이상고온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추세에 있다가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역신장을 했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슈로 인한 경기침체로 2019년 역신장했으며 냉난방 동시형 VRF가 60%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노후 보일러를 히트펌프로 교체하는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태리를 비롯해 유럽에서 VRF는 배관거리가 길고 옥상에 설치할 수 있는 장점으로 교체 시스템으로 적합하다. 주로 소규모 사무실과 상점에 적용된다. 스페인은 친환경 냉매인 미연성 냉매 A2L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운영 중이다. 

■동남아, 호주

동남아는 급성장 시장이었으나 코로나19를 피하지 못하고 2020년에 역신장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일본업체가 판매를 주도하고 있으며 관광사업 악화로 투자가 감소했지만 주거용 VRF 판매는 증가가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는 VPAC를 적용하고 있다. VPAC는 IEAE 같은 공장형 상점에 주로 적용하는 제품으로 VRF실외기에 AHU를 패키지로 일체화한 형태를 띠고 있는 제품이다. 

호주는 민간 주택 투자가 증가해 주거용 VRF 수요가 증가했다. 

■미주 

미국은 전통적으로 칠러가 메인 시장이지만 일본, 한국 등 업체의 노력으로 VRF 적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거용 VRF 적용은 확대됐다. 반면 상업용은 감소했으나 소형 VRF의 주거용 에어컨 비중이 증가추세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브라질과 멕시코는 건설경기 악화로 VRF 수요가 감소했다. 

■중동, 아프리카

사우디, 아랍에미레이트 등은 건설 프로젝트 감소로 VRF 판매가 감소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VRF 시장으로 중국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중국업체가 나이지리아에서 VRF 점유율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 확보 

국내 VRF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VRF는 미국냉동공조협회(AHRI)가 수여하는 ‘퍼포먼스 어워드’를 올해에도 수상했다. 

LG전자의 대용량 시스템 에어컨 대표제품인 ‘멀티브이(Multi V)’는 독자 개발한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성능과 에너지효율이 우수해 상업용 공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제품은 온·습도 센서를 모두 갖춰 절전 효과를 높이면서도 쾌적한 냉방이 가능하다. 바깥 기온이 영하 30℃인 환경에서도 난방 운전이 가능해 겨울철 기온이 크게 낮아지는 미국 북부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LG전자는 국내에서 호평받은 ‘찾아가는 시스템 에어컨 DMS(Direct Mobile Service) 서비스’를 아시아 6개 국가로 확대했다. 주요 부품을 전용 차량에 상시 보유하면서 고객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즉시 현장에 출동하는 서비스다. 이러한 서비스로 제품 경쟁력을 더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냉난방 시스템 에어컨 ‘DVM S’는 -25~49℃까지 폭넓은 온도 범위에서 온도 제어를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실내기와 연결할 수 있어 호환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중소형 냉난방 시스템 에어컨 ‘맥스 히트(MAX HEAT)’는 -25℃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한랭지 특화 제품으로 미국 북부 지역의 가정이나 상업시설을 겨냥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환경과 목적에 맞는 시스템 에어컨을 2014년부터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 다변화 맞춘 기술 개발 및 지원 

글로벌 에너지 절약 및 환경 보존의 필요성, 건축 트렌드 변화, 국내 VRF 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VRF의 고효율화와 대용량화가 중요하다. 여기에 AI, IoT 등 첨단기술이 접목돼 시스템의 효율 극대화 및 사용자 편의성이 중시되고 있다. 향후 VRF 기술 개발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장기화함에 따라 경제 보호를 위해 일부 국가는 관세를 올리는 등 무역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탄소세 제도 시행을 준비하고 있어 해외에 진출 중인 국내 VRF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냉동공조협회로부터 퍼포먼스 어워드를 수상한 LG전자 대용량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좌)와 삼성전자 ‘DVM S’.
미국 냉동공조협회로부터 퍼포먼스 어워드를 수상한 LG전자 대용량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좌)와 삼성전자 ‘DVM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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