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한국발전인재개발원 원장.
이충호 한국발전인재개발원 원장.

[투데이에너지]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도 어김없이 지나고 있다. 우려했던 전력대란은 없었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고통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지만 왠지 손에 쉽게 책이 잡히지 않는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앞이 이지 않는 기나긴 터널속에 갇힌 느낌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3월 태안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한국발전인재개발원도 코로나19로 직접 고통받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보다 국가적 위기인 코로나19 극복이 우선이다. 

입소한 확진자분들이 하루빨리 회복돼 그리운 가족품으로 복귀하시기를 소망해 본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발전산업분야 인력양성 교육은 비대면 원격교육으로 예외 없이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대전으로의 이전 후 대면 교육계획은 일시적 보류상태다. 함께 모여서 토론하고 체험하는 집합교육은 그 모멘텀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많이 아쉽기도 하다. 

이제 학교에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서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환경에 모두가 익숙해지고 있다.

교육분야에서는 분명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크게 느껴진다. 불행하게도 이는 소통과 공감 능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동안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해 기술적 소통과 정보교류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역량을 높여왔다. 하지만 만남이 줄어듦에 따라 이해도가 떨어지고 그만큼 실무지식을 접할 기회도 적어지고 있다. 

365일 상시 가동되는 발전설비의 운전원은 비행기의 조종사와 같다. 새로운 기종이 도입되면 그에 걸맞는 기술인력이 필요하다.

머지않아 전기에너지도 탈석탄에서 LNG복합발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첨단 고효율 복합발전이 건설되면 이분야 전문인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고 복합발전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가상 모의훈련을 해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의 에너지분야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지금도 인적실수에 의한 발전소 운전장애는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VR을 이용한 발전소 현장체험을 통해 전력설비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더더구나 지금 에너지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대응책, 이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 제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산업 생태계를 새로 짜야 할 판이다.

탄소발생 문제에 대한 국내외 규제강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규제의 중심에는 탄소 발생에 따른 비용 문제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그리고 유럽을 중심으로 25개국에서 ‘탄소세’를 도입하고 있다. 

탄소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EU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있다. 오는 2023년 1월부터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등 5개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로서는 적지않은 충격이다. 이중 전기도 포함돼 고민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인력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먼 미래를 보고 ‘十年樹木 百年樹人(십년수목 백년수인)’이라는 긴 안목에서 준비해보자. 

이 와중에 지난 9월16일 한국발전인재개발원, 한국서부발전, 한전산업개발 3자간 체결한 신재생, 가스터빈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은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성장 발전해왔다. 그 중심에는 보이지 않는 산업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산업의 미래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본격적인 채용 시즌이지만 찬바람은 여전히 매섭다. 

청년에게 희망을 직원들에게는 꿈을 꾸게 해보자. 산·학·연 모두가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인재양성에 지혜를 모을 때이다.

에너지환경에 대비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준비된 리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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