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정부가 재생에너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올해 8월 일반기업들을 대상으로 개장한 REC 거래시장의 거래 실적이 2달 동안 5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정민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REC 거래실적은 8월 1건 886REC, 9월 4건 796REC에 그쳤다. 이는 전력거래소가 발표한 RPS 시장 REC 거래량과 비교할 때 8월 2.1%(417만5,005REC), 9월 1.9%(417만5,005REC로 동일 거래량 가정)에 불과한 수치다. 구매자 역시 대기업 1곳, 중소기업 1곳, 공공기관 1곳 밖에 되지 않았다.

기업들이 REC 거래를 외면하는 이유는 REC를 구매하는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권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1REC 가격은 RPS 거래시장의 REC 현물시장 기준 약 3만원이며 온실가스 배출권 1톤당 가격은 10월1일 기준 3만1,000원이다. 1REC를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0.46톤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1톤을 REC로 구매하려면 6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2배가 비싼 REC 보다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이다.

정부가 기업들의 다양한 재생에너지 이행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녹색프리미엄 또한 실적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전력에서 실시한 올해 녹색프리미엄 입찰 현황에서 1차 입찰인 올해 2월에는 총 1만7,827GWh 중 7%인 1,252GWh만 낙찰됐다. 2차 공고는 이보다 더 저조한 실적으로 1만2,319GWh가 판매물량으로 나왔지만 1차 때보다도 적은 203GWh 총 1.6%만 낙찰됐다.

홍정민 의원에 따르면 내년도 입찰에서도 녹색프리미엄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녹색프리미엄 제도는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지 못해 기업들이 별도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비합리적인 가격구조를 타계하기 위해 기업들은 결국 한전의 중개 없이 전력생산자에게 직접 재생에너지를 살 수 있는 직접PPA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종국에는 녹색프리미엄 제도나 REC 시장이 위축될 이라는 것이 홍정민 의원의 분석이다.

한편 글로벌 환경정보 평가기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에서 2020년 발간한 RE100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REC 거래시장이 42%, 녹색프리미엄이 30%, 직접 PPA가 26%를 차지했다.

홍정민 의원은 “해외에서는 REC 거래시장이 녹색프리미엄이나 직접PPA에 비해 비중이 더 높은데 국내 REC시장도 해외처럼 안정화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요자로서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가 필요하다”라며 “기업이 REC 시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이나 인센티브를 포함한 REC 거래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앞으로 RE100을 이행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등 관련된 시장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REC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가격도 안정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일반기업들이 거래시장 참여를 늘리기 위한 각종 세제혜택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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