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인 호스 결로 모습.
드레인 호스 결로 모습.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삼성전자 시스템 에어컨이 에너지효율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주상복합아파트에 전기사용량 세대 분배 및 누수, 소음 등 불량 제품이 대거 설치돼 입주민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불량을 인정하면서도 민원 접수 3개월 동안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6월 준공한 분당 두산위브 파빌리온은 지난 16년 동안 LG 시스템 에어컨을 사용하다 지난 5월 삼성 시스템 에어컨으로 전체 1,519세대, 에어컨 교체 수량 총 1,700여대 교체를 진행했다. 6월 시험 가동 후 7월부터 정식 가동됐다. 

정식 가동 후 현재까지 비산으로 인한 누수도 219대로 불량률이 12.5%에 달하며 고주파 소음으로 인한 불량도 113대로 불량률이 6.74%로 지속해서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이는 일반 제조사에서도 PPM(100만분의 1) 단위로 품질 관리 노력을 하는 것에 반해 삼성전자의 품질 관리는 뒤로 가고 있다. 

또한 시스템 에어컨 교체 후 전력사용량이 세대별 제대로 분배가 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입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최근 삼성전자와 시공업체 에어테크와 공청최를 개최했지만 삼성전자는 제품 불량을 인정하면서도 피해 발생의 일부 원인을 입주민 탓으로 돌려 입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입주민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한 것은 기존 시스템 에어컨으로 교체 후 기존과 같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사용량이 일부 세대에서 최소 2배, 최대 10배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교체 전 ‘삼성 시스템 에어컨 리뉴얼 냉방 공사’ 제안서에는 △냉방기 노후화, 서비스 부품 수급 어려움 △신규장비대비 냉방효율 감소 및 소비전력 상승 △PC 중앙제어 및 적산전력 에어컨 일원화(정확한 세대별 전력사용량 산출) △배관 재사용, 최소한의 공사로 신규장비 교체 냉방 실현 등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실외기 냉방능력 29kw/h 정력소비전력 비교 시 28% 감소, 기존 노후화된 제품보다 높아진 에너지효율로 운전비용을 낮추고 대기전력을 줄여 전기요금을 최대 45% 절감시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체 진행 후 제안서의 내용과는 다른 요금 명세서가 세대에 전달돼 제안서 내용은 수주를 위해 사실을 과장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시스템 에어컨 전체 용량이 25% 커지면서 전체 전력사용량이 20%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정상적”이라며 “일부 세대에 전력사용량 증가는 세대가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입주민 책임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한 입주민은 “시스템 에어컨 용량이 커져 전력사용량이 일부 늘어나는 것을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서 2배~10배까지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새로 시스템 에어컨을 교체했다고 기존과 같은 패턴으로 사용하지 삼성전자의 주장처럼 어느 세대가 기존과 달리 막 사용하겠느냐”라며 삼성전자의 이상 없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입주민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일부 전력사용량 급증 세대를 조사하자는 제의를 했지만 삼성전자에서는 난색을 보이며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누수 문제에 대해서는 실내 토출구 하단에 응축수 맺힘 및 낙수는 생활오염원인 Wax, 동/식물성 오일 계열 물질로 인해 친수성이 저하된 상태에 드레인 호수 연장부에 단열 미처리로 인해 응축수로 인한 결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대 내 오염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결국 이 또한 입주민 책임으로 돌렸다. 하지만 새로 교체한 실내기에도 같은 증상이 발생해 삼성전자의 주장처럼 세대 내 오염 가능성보다는 제조 공정 또는 그 외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이 크다.

실내기 낙수로 인한 피해 세대에 대한 보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보상 범위를 어디까지 산정하느냐도 분쟁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인 실내기 소음과 관련해 삼성전자에서는 냉매 부족으로 인한 안정 시간 과다 소요로 인한 끓는 소음으로 냉매를 추가로 삽입해 안정 시간을 단축하고 소음 저감용 필터로 소음을 줄이겠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공청회에서 삼성전자의 이 같은 대책에 대해 입주민들은 신뢰하지 않았다. 한 입주민은 “에너지 절감하고 더 시원한 냉방을 해준다고 해서 장기충당금과 개인 비용 등 총 18여억원을 들여 교체했는데 한창 가동해야 하는 무더위에서도 가동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에어컨보다도 냉방성능이 떨어졌다”라며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 설치하자마자 불량으로 교체해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내년 무더위에 또다시 고장나면 조속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지, 서비스 보증기간인 3년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대한 신속히 원인을 파악해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추후 불량이 발생 시 핫라인 또는 외부업체를 활용해 조속한 서비스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결국 이날 공청회에서는 입주민과 삼성전자 간의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돼 오히려 갈등의 골이 더욱 심화됐다. 

한편 두산위브 파빌리온 비대위는 삼성전자의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소송 등 추가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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