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우리나라와 카타르가 치솟는 가격으로 인해 불안해진 에너지시장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수소 등 신사업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알-카비(Al Kaabi) 에너지부 장관 초청으로 24일 카타르를 방문해 총리를 예방하고 에너지부 장관 및 무함마드(Mohammed) 통상산업부 장관, 알 사이드(Al Sayed) 국무장관 겸 경제자유구역청 이사장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문 장관은 에너지부 장관과의 회담 및 만찬에서 우리 조선사의 카타르 LNG 선박 수주 지원을 요청하고 수소 협력 확대 등 양국 간 에너지전환 협력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통상산업부장관 회담 및 오찬에서 조선·플랜트 등 전통적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수소·바이오 등 신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카타르 경제자유구역을 방문해 국무장관 겸 경제자유구역청 이사장과 회담, MOU 체결을 통해 양국 투자 확대와 기업 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문 장관의 카타르 방문으로 지난 2019년 이후 2년여 만에 한국과 카타르간 산업·에너지 분야의 장관급 회담이 이뤄졌으며 회담을 통해 양국간 전통적 에너지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다각화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문 장관은 먼저 칼리드 빈 칼리파 빈 압둘라지즈 알 싸니 총리를 예방해 양국간 에너지 및 건설 위주의 협력관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협력을 다변화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한 에너지담당 국무장관과 양국간 기존 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넘어 수소 협력 등을 논의하고 통상산업부장관과는 바이오 신산업으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바 총리의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특히 LNG 운반선 발주시 우리 조선사들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카타르가 추진 중인 주요 건설·플랜트 사업에도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 노스필드 개발, 국내 조선업계 참여기회 확대 요청
문 장관은 카타르에너지공사(前 카타르석유공사) CEO를 겸임하고 있는 알 카비 에너지담당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우리 조선사가 입증된 건조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LNG 운반선 시장을 선도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수주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노스필드 개발에 따라 추가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LNG선박을 포함해 향후 우리 기업의 카타르 LNG선박 수주에 있어 긍정적 여건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타르가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가스전으로 전 세계 가스 매장량의 13%를 차지하는 카타르 North Field의 동부 가스전을 추가 개발하는 것이다. 카타르는 노스필드 개발을 통한 LNG 생산능력 확충 및 공급 확대를 위해 LNG 선박 발주를 추진 중이며 그 과정에서 지난해 6월 우리나라 조선 3사와 LNG운반선 슬롯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더불어 문 장관은 선박발주와 함께 추진중인 LNG 운반선의 운영사 선정사업에도 한국 해운선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했다.

■ ‘가격 급등’ 에너지 시장 위기 공동대응
양국 장관은 최근 가스 가격급등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세계 경제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하고 가스 가격의 안정 등 글로벌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양국간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문 장관은 지난 7월 체결된 2025년부터 2044년까지 연간 200만톤을 도입하는 LNG 신규 장기계약으로 양국간 LNG 협력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평가하고 최근 가스시장의 변동에 대응, 한국의 안정적인 가스 수급을 위해 카타르측에 실질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 수소 등 신에너지 시장 확대 ‘협력’
문 장관은 세계 3위급의 천연가스 잠재량을 기반으로 한 카타르의 블루수소 생산 경쟁력을 통해 양국 간 경제적인 해외수소 공급망 구축 협력을 제안하고 설립 추진 중인 ‘청정수소 공급망 활성화 이니셔티브’에 대한 카타르측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청정수소 공급망 활성화 이니셔티브는 수소 생산·도입 프로젝트가 구체화된 국가를 중심으로 청정수소 인증, 원산지규정 및 CO₂ 저장, 수소가격 공시, 실증 프로젝트 등을 논의하는 복수국간 협의체를 의미한다.

이어서 양 장관 임석 하에 체결된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와 카타르 에너지공사(Qatar Energy)간 ‘한-카타르 수소 협력 MOU’는 이러한 양국 간 수소협력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카타르 수소 협력 MOU의 주요 골자는 △기관 간 정보교류 △수소시장 형성 및 기술개발 장려 △수소산업 확대 지원 △수소공급망 구축 등이다.

■ 양국 고위급전략협의회 서울개최 예정···신산업 협력 강화
문 장관은 지난 19일 임명된 무함마드 카타르 신임 통상산업부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경제, 문화, 교육 등 다방면에 걸친 양국간 포괄적인 협력을 촉진하는데 기여해온 한-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 제6차 회의를 이른 시일 내에 서울에서 개최할 것에 합의하고 실무적으로 주요의제 등을 협의해나기로 했다.

고위급전략협의회는 수석대표로 한국 산업부장관, 카타르 통상산업부장관이 참여하며 교역·투자, 에너지, 건설·인프라, 농업, 해양·수산, 교육, 문화·체육 등 10개 분야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 장관은 카타르가 ‘국가 비전 2030’을 통해 에너지전환·보건의료 인프라 확대 등 산업다각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한국도 수소경제·바이오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국이 포스트코로나·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앞으로는 바이오·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도 강화해나가자는데 공감했다.

이어 문 장관은 부산의 국제행사 유치 역량과 우수한 인프라를 홍보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카측의 지지도 요청했다.

또한 양국 상의 주최로 한-카타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도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측에서 대한상의, H2KOREA, 셀트리온, 바이오니아, 현대차, 현대중공업이 참여했으며 카타르측에서도 카타르상의 부회장,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조선·플랜트 기업 외에도 수소·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참석해 포스트코로나 및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전환에 대응하는 양국 간 신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문 장관은 카타르 경제자유구역청 내 비즈니스파크를 방문하고 알 사이드 국무장관 겸 경제자유구역청 이사장과의 회담에서 각각 동북아·중동 허브국가인 한국과 카타르 간 경제자유구역 협력을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양국 장관 임석하에 양국 경제자유구역 간 협력 MOU가 체결됐고 이를 통해 향후 바이오·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으로 다각화될 기업 간 협력을 정부가 뒷받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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