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재 원자력환경기술원 자문위원
지난 6월 중순 독일에서 월드컵 축구가 개최됨과 동시에 영국의 런던에는 세계적 방사성폐기물계의 거물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어떻게 하면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고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묘책을 찾기 위해서였다. 참석자 중 일본의 기따야마 본부장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확보 팀이 월드컵 축구에 임하는 팀처럼 세계 최고의 기술로 공격, 수비, 골키퍼가 완벽한 팀을 이루어 상대편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목표를 향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비유적인 강조를 하기도 하였다.

이번 회의에는 주최국인 영국을 비롯해서 국제 원자력 기구,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스웨덴, 핀란드, 스페인, 스위스, 호주, 일본, 한국 등 세계 주요 30개 국가에서 각 국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최고 책임자들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초청 전문가 12명 중에 필자도 한몫 끼어 한국의 폐기물 관리 정책 및 처분장 확보 경험에 대해서 발표를 하였다.

토론의 상세 내용은 주로 방사성폐기물의 한차원 높은 관리 전망, 폐기물 처분의 안전과 부지 선정시의 이해 당사자 참여, 처분장 확보에 대한 전략 수립의 국제적인 현황, 그리고 몇몇 주요 국가들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현황이었고 주제 발표 후 집중 토론하는 형태로 회의가 진행 되었다. 토론의 초점별로 그 요지를 정리하여 보았다.

에너지와 공공의 이익

구주 공동체의 테일러 박사는 문명사회에 사는 우리 모두는 에너지를 필연적으로 사용하여야 하는 바 에너지 사용 정책은 정부, 산업체,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는 환경 영향은 주로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비롯된다. 이산화탄소 배출원은 크게 교통 분야와 전력 생산 분야의 두가지이다. 이 중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화석 연료는 앞으로 그 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원자력은 불행하게도 몇몇 유럽 국가에서 점진적으로 감소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30 년간 유럽 전체의 이산화탄소의 방출양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유럽 사람들의 상당수가 원자력 발전이 오히려 기후 변화의 주범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방사성폐기물은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도 없어 그대로 한쪽에 쌓아놓고 있는 줄 안다. 이런 현상은 일반인들이 원자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거나 원자력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방사성폐기물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환경 영향에 대한 신뢰성 있는 평가 결과를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과 경제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원자력의 정확한 이해가 공공의 이익을 보장한다.

유럽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신재생 에너지의 전기 요금이 비싸면 쓰지 않겠다고 대답했고, 단지 24%만이 지금의 전기 요금보다 5%까지는 비싸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현재 태양력, 풍력의 전기 요금은 원자력 전기요금의 몇배에 이르는 비싼 요금이라서 막상 수용가들은 이를 부담할 의사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발표하였다.


▲ 원전연료 교체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