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러시아가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수소, 태양광, 풍력 등 그린에너지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트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무역관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개최된 제6차 동방경제포럼에서 “극동러시아는 광대한 영토, 분산된 인구 등으로 인해 환경친화적 에너지원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극동러시아에서 이런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가 이미 수행되고 있으며 연방정부는 지방정부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트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무역관은 아직까지 화석연료와 자원채굴산업 대한 의존도가 높은 극동러시아에서도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무역관에 따르면 러시아의 2020년 신재생에너지 생산용량은 총 5만4,274MW으로 프랑스(5만5,365MW), 이탈리아(5만5,299MW)와 비슷한 규모이다.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중 수력발전용량이 5만1,811MW로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력발전용량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태양력과 풍력은 최근 2~3년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약 19.8%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은 2012년 15.3%에서 2020년 19.8%로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전력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시베리아 연방관구(59.3%)이며 가장 낮은 지역은 우랄연방관구(0.01%), 중앙연방관구(1.1%)이다. 극동연방관구는 2020년 기준 29.4%로 시베리아, 북캅카스 연방관구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 3년간 부랴티야공화국을 중심으로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극동연방관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증가하는 추세이며 정부는 이를 더 확대하기 위해 조력발전, 풍력발전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와 비용이 큰 건은 펜진스카야 조력 발전소 사업이다. 펜진스카야만(Penzenskaya Bay)은 캄차트카주의 오호츠크해 북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태평양에서 조수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펜진스카야만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아이디어는 1970년대 처음 제기되었다. 당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펜진스카야만에는 대규모 조력발전소 2개를 설치할 수 있으며 북쪽과 남쪽의 조력발전소 2개를 설치할 경우 발전용량은 최대 100GW로 평가됐다. 그러나 발전용량이 큰 만큼 비용 역시 많이 들기 때문에 북쪽 600억달러, 남쪽 2,000억달러의 예산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돼 당시에는 개발이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특히 수소에너지 생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펜진스카야만 조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조력발전소를 건설해 전력생산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전력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수출하려는 목표로 다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최대 금광회사인 PJSC Polyus에서 2021년 5월 설립한 H2 Clean Energy Co., Ltd사는 2021년 7월 캄차트카주 개발공사와 펜진스카야 조력발전소 사업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2021년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는 캄차트카주정부, 극동북극개발부와 함께 캄차트카주의 수소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캄차트카 개발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조력발전소는 아스트로노미칼곶 섹션, 북쪽섹션, 남쪽섹션 등 3개 섹션으로 조성될 계획이며 조력발전 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 및 저장시설은 코르프만에 위치할 계획이다. H2 Clean Energy Co., Ltd는 2021년 말까지 펜진스카야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본구상을 만들고 기술솔루션 및 지질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2022년에는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2022~2023년 연방 및 지방정부의 지원조치를 확정한 후 2023년~2026년 1단계 건설을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에서의 풍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가장 큰 석탄광산기업 중 하나인 East Mining Co., Ltd는 2021년 3월 우글레고르스크 지방에 67.2MW 용량의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6개의 풍력터빈을 설치하고 가동하며 생산된 전력은 East Mining의 주요 탄광 및 생산시설에 공급할 예정이다. East Mining사는 2021년 4분기에 우글레고르스크 지방의 풍력계측 작업을 완료한 후 2022~2024년간 건설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ast Mining의 막심 쿠젬첸코 사장은 이 프로젝트가 녹색 석탄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일환이라고 발표했다. 녹색 석탄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East Mining사의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고 광업을 최대한 녹색 프로세스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녹색 석탄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풍력발전단지 조성 외에도 탄광과 탄광항을 잇는 23km의 석탄 컨베이어 건설사업, 전기덤프트럭 도입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East Mining사의 우글레고르스크 풍력발전단지 외에 국영 에너지 기업 Rosatom의 자회사인 JSC NovaWind사도 사할린주에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7월 사할린주 주정부 에너지 담당 부처는 풍력단지의 위치를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2021년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사할린 주정부와 JSC Novawind는 풍력발전단지 건설 프로젝트 협력 수행을 위한 협약에 서명했다.

총 설비용량 200MW의 풍력발전단지 설립을 위해서 JSC Novawind사는 2021년 11월부터 전력 및 풍력 모니터링 체계 조사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 작업이 완료된 뒤 필요한 풍력터빈의 수와 개발비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JSC Novawind사는 러시아 남서부 지역 스타브로폴주 코추비엡스카야 지역에 210MW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할린 풍력발전소도 유사한 방식으로 설계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할린주 정부는 East Mining과 Novawind사의 풍력발전단지가 설치된다면 사할린 전체 발전량의 28%가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코트라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에 따르면 부랴티야 공화국의 니치니이 토레이 지역에서는 4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2020년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Hevel Co., Ltd에서 개발한 토레이 태양광 발전소는 연간 약 6,0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해 5,000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석탄 9만톤, 천연가스 1,800만m³ 규모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동일하며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만5,000톤 감소시키는 규모다.

코트라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은 우리 기업들이 향후 극동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그린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의 타당성 평가 진행과정을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하며 프로젝트 참여 필요성과 참여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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