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기업 대표들이 탄소중립 비전 선포를 진행하고 있다.
전력공기업 대표들이 탄소중립 비전 선포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전력 등 전력공기업들은 10일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7%를 차지하는 ‘전환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ZERO for Green’ 선포를 통해 효율향상, 재생에너지 확산 등을 위한 기술개발 등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환부문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 뿐만 아니라 에너지소비의 전기화를 통해 산업, 수송 등 다른 부문의 탄소감축을 지원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날 선포된 탄소중립 비전 ‘ZERO for Green’은 에너지생산(발전), 유통(전력망), 사용(소비 효율화) 등 전력산업 밸류체인 전 과정에 걸쳐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과감한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력공기업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Zero Emission은 재생에너지, 수소 등 탄소배출이 없는 발전원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통해 발전분야 탄소배출을 Zero화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공정하고 질서있는 감축방안을 마련해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민간기업 참여만으로는 활성화가 어려운 대규모 해상풍력, 차세대 태양광 등 자본·기술집약적 사업개발을 주도해 나가는 한편 암모니아, 그린수소 등 수소기반 발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Reliable Energy는 전력망의 선제적 보강과 최적 운영을 통해 깨끗한 전기를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효율적 전기화를 지원해 국가전반의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급속히 증가하는 재생에너지를 적기에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전력망을 선제적으로 보강하고 ESS 등 유연성 자원을 확보하는 한편 복잡성이 높아지고 있는 전력망의 최적운영이 가능하도록 지능형 전력공급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다양한 수요감축 프로그램 운영과 에너지효율 기술 개발, BTM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는 한편 전력 공급 및 수요의 분산화를 촉진해 전기화로 인한 전력수요의 증가에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On Time은 연구개발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을 적기에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전력공기업뿐만 아니라 전력생태계 모두의 역량과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연대와 협력 기반의 ‘Open Innovation’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한전에 따르면 ZERO for Green 달성을 위해서는 전환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기술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 이때 공동의 전략이나 이행체계 없이 각 회사가 개별적으로 R&D를 수행할 경우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한전은 강조했다.

이에 전력공기업은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체계적·효율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공동의 기술개발 전략과 이행방안을 담은 ‘탄소중립 기술개발전략’을 수립했다. 

이날 비전선포와 함께 발표된 ‘탄소중립 기술개발전략’은 에너지 공급과 소비의 효율향상, 발전분야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암모니아 등 연료전환, 생산된 전력을 소비자에 유통시키는 지능형 전력그리드 구축 등을 주요 기술개발분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전력공기업들은 마이크로그리드와 같은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력망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HVDC, 초전도 등 고효율 저손실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산업·건물·수송의 효율향상을 위해 에너지관리시스템, 수요관리, V2G 기술 등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해상풍력터빈을 대형화해 발전량을 증대시키고 대규모 단지 시공 및 경제적인 운영기술을 개발해 2030년까지 LCOE(균등화발전단가)를 현행대비 40% 이상 절감하는 수준인 kWh당 150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그린수소 확대를 위해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활용,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기술을 중점 개발해 그린수소 생산 효율을 현재의 65% 수준에서 2030년까지 80% 이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전력공기업들은 연료 전환을 위해 2027년까지 20% 암모니아 혼소를 실증하고 2028년까지 50% 수소 혼소 기술을 개발해 단계적으로 수소 기반 발전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2030년까지 석탄화력 500MW, 가스화력 150MW급으로 상용화해 발전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감축해 나가고 포집 비용을 현재의 50% 수준인 톤당 30달러까지 낮출 계획이다.

재생에너지의 수용 능력 증대를 위해 출력예측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높이고 인버터 등을 활용해 인공으로 관성을 공급하는 기술과 에너지저장장치 등 유연자원 기술의 개발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변동성 증가에 대비하고 전력망 운영의 안정성을 제고한다.

특히 차세대 배전망 관리시스템, 자산관리시스템 등을 디지털화해 복잡성이 높아지는 전력망의 최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능형 전력그리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급한 탄소중립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기존의 자체 역량 중심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의 다양한 연구개발 노력들을 함께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자체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기술은 외부의 상용화된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기술은 한전이 참여해 기술개발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향후 탄소중립 기술개발에 참여하고자 하는 국내외 기업, 연구소, 대학 등과 함께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술별 세부 추진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개발한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증명(Proof)과 확산(Scale-up)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전력공기업은 이 과정에서 감당해야 할 비용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각 회사가 보유한 역량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효율적이고 신속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해 기술개발의 증명과 확산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술에 대해서는 회사별로 실증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그에 대한 성과는 전력공기업 전체가 공유해 다양한 탄소중립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신기술의 개발을 촉진할 방침이다.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거나 대규모의 예산이 필요한 사업은 전력공기업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위험을 분산하고 비용효율적으로 추진을 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시급한 개발이 필요한 신안(1.5GW), 부안‧고창(1.2GW),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200MW)등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개발하고 수소·암모니아 발전기술 개발, 발전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발전소(IDPP) 구축 등도 공동으로 추진해 전력산업 내 기술개발의 증명과 확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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