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최근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업계는 기존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직 수소,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이 상당히 미비한 상태다. 이에 에너지전환 과도기에서 이를 보강해줄 탄소 저장, 재활용기술인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Storage)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는 있으나 이 역시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기술수준이 심히 부족한 상황이다.

CCUS는 정부가 구상하는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기술 중 하나로 평가된다. 메탄에서 추출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 경제성을 그나마 확보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경우 탄소는 필수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물을 분해하는 ‘그린수소’가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현재 기술력으로는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호주, 중동, 베트남 등과 비교해 신재생에너지도 풍부하지 않다.

이에 차선책으로 메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형태인 ‘블루수소’가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며 남는 탄소를 포집 저장 혹은 재활용하는 기술인 CCUS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포집기술, 습식방식 제일 합리적
CCUS는 탄소의 포집기술, 재활용기술, 저장기술 등 크게 세가지 다른 분야의 기술이 복합돼 구현된다.

먼저 포집기술의 경우 습식, 흡착, 분리막 포집 등 세가지 방식이 대표적인데 이중 습식방식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습식방식(모노 에탄올 아민법)은 별도의 공간에 탄소를 모으고 탄소 흡수용액(아민용액)을 공간의 상부에서 분사해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다.

40~50℃ 정도의 온도에서 아미노기와 이산화탄소가 결합반응을 일으켜 아민탄산염을 형성한다. 형성된 아민탄산염을 모아 110~130℃로 가열하면 이산화탄소를 추출할 수 있다.

특히 습식방식의 이산화탄소 흡수효율은 배기가스 중 90%로 포집방식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재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현재 아민용액의 성능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습식방식은 아민용액의 누출 위험성 등 단점도 일부 존재하고 있다.

흡착방식은 고체물질에 이산화탄소를 달라붙게 해 포집하는 방식이다. 원료 가압, 고압 흡착, 감압 압력균등화, 감압, 정제, 가압 압력균등화 공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포집 분리한다.

흡착방식은 고압을 활용하기 때문에 압축기를 구동하는데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며 이에 따라 아직까지 경제성이 좋지 않은 방식이다. 여기에 이산화탄소, 질소가 혼재된 배기가스의 경우 분리 흡착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효율이 습식방식에 비해 높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분리막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추출 포집하는 분리막 방식이 있으며 향후 발전가능성은 높으나 아직까지 습식방식에 비해 기술적, 경제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가장 접근하기 쉬운 이산화탄소 포집 방식은 아민용액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포집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학공정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전대책은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재활용, 탄산염 형태 활용 유리
최근 이산화탄소 포집 후 저장하는데 그치는 CCS보다 재활용 가능한 물질로 전환하는 한단계 진보된 기술인 CCU가 더 각광받고 있다.

CCU의 핵심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화학적, 생물학적, 광화학적, 전기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탄산염계 광물, 탄화수소 연료, 합성가스나 유기·무기 화합물질 등 유용한 자원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알칼리성 산화물인 산화마그네슘(MgO), 산화칼슘(CaO) 등을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탄산마그네슘(MgCO₃)이나 탄산칼슘(CaCO₃)등의 탄산염으로 전환해 장기간 보관 혹은 폐기하거나 건설자재, 탄광 매립 등에 이용한다.

이외에도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탄화수소 및 합성가스 등의 연료생산 방식도 있다. 이러한 방식의 경우 잠재 이산화탄소 저감량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막대한 양의 열에너지가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지며 열에너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다.

이산화탄소를 기반으로 한 화학물질에는 포름산, 메탄올, 요소, 유‧무기 카보네이트 화합물 등이 있으며 가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이산화탄소를 고분자,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고분자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합성하는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의 수준이다.

■재활용 시장 부양정책 병행해야
결국 현상황에서 CCUS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민용액을 활용한 습식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탄산칼슘 등의 탄산염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CCUS 현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현재 일부 기관에서 CCUS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아직 실험에 그치고 있으며 상업운전은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CCUS 관련 국내 원천기술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다. 일부 학계에서는 정부가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문제는 배제한 채 수소원가 절감, 충전인프라 확보 등 수소인프라 확대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내기도 한다. 

특히 탄소를 포집한 이후의 상황에 대한 정부 대책도 상당히 미비하다. 포집한 탄소를 저장하게 될 경우 현재의 기술력으로 탄소의 저장이 가능한 지역은 어디인지, 저장한 탄소의 재유출가능성은 없는지 등에 대한 연구 및 대책이 거의 나와있지 않은 상태다.

해외에서는 포집한 탄소를 가스전에 저장하는 형태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동해 가스전 단 한곳 뿐이다.

결국 탄소 재활용 시장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 분야도 전망이 밝지 않다. 물론 CCUS 도입 초창기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겠으나 재활용된 탄소의 활용방안, 시장육성방안 등 관련대책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

현재 CCUS는 걸음마 단계의 기술이다. 본격적인 수소 인프라 확대에 앞서 CCUS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재활용시장 확대 등 현실이 반영된 지원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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