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그동안 보일러 가격 조정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던 가정용 보일러 제조사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보일러 가격을 인상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1일부터 일반보일러 3만원, 콘덴싱보일러 5~6만원, 귀뚜라미는 15일부터 일반 3만원, 1월1일 콘덴싱 5만원, 린나이는 1월1일 일반 3만원~3만9,000원, 콘덴싱 3만5,000원~6만원으로 인상된 가격으로 대리점에 공급한다. 대성쎌틱에너시스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으로 1월 이후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 제조사에서는 그동안 가격 인상보다는 신제품 가격으로 원가부담을 낮춰왔지만 이번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 기존 제품가격까지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 

이번 가격 인상은 보일러 주요 자재들인 구리, 스테인리스, 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지며 보일러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스테인리스는 전년동기대비 20~30% 상승했으며 구리도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이외에도 알루미늄합금은 전년동기대비 35%, 철강 역시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 산업 생산비용에 미치는 효과를 추산한 결과 전 산업에서 2.28%, 제조업에서 3.46%의 가격 상승효과가 추정됐다. 원자재별 가격 상승 폭은 원유 및 천연가스 36.3%, 철광석 30.3%, 구리·니켈 등 비금속광물이 33.1%이다. 생산비 증가 효과는 원자재 가격 상승 폭보다 작아 보일 수 있으나 코로나19 발발 이전 생산자물가지수의 월별 전년동기별 변동 폭은 -0.78%에서 최대 4.3%에 그치는 점을 볼 때 2.28%는 상당히 큰 폭의 가격파급 효과가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 상승으로 경동나비엔의 3분기 실적에 그대로 나타났다. 경동나비엔의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44%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팔면 팔수록 영업이익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보일러 제조사의 관계자는 “보일러는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하지만 타제품처럼 가격 인상이 좀처럼 반영되지 못한 저평가된 제품”이라며 “이번 제품가격 인상은 원자재 가격 인상을 그동안 버텨왔으나 한계에 도달해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가격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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