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정부가 결국 내년 1분기까지 민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2분기 이후에는 미반영분을 반영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10월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안을 놓고 의견대립을 이어왔다. 기재부는 물가인상율이 지나치게 높아 민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산업부는 국제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도매요금 동결로 인한 막대한 미수금이 발생할 경우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스노우볼’ 효과를 우려해 10% 가량 인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산업부의 의견은 관철되지 못했고 기재부는 내년 1분기까지 도시가스용 도매요금을 동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는 MJ 당 10.1567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7월 국제 천연가스가격이 유례없는 최저점을 찍었을 당시 한차례 인하된 후 변동이 없었던 원료비는 내년 1월에도 같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올해 초의 경우 1%의 물가상승률을 보였지만 현 시점에서는 1% 후반대로 물가상승률이 급등했으며 이에 따라 내년 초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높은 물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달까지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절기에 접어들어 가스수요가 늘고있는 내년 1월 민수용 요금까지 동결되면서 내년 1분기 말경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최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분기 미수금 예상액 3조원으로 인한 가스공사의 재무압박으로 인해 가스 도입시 활용되는 현금흐름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등 부수적인 금융비용은 가스사용자가 부담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의 관계자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내년 1분기 이후 물가를 고려해 연중 분할 및 요금에 반영할 계획이다.

내년 3월9일 실시하는 대선을 의식한 기재부의 ‘무리수 결정’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도시가스요금을 인상할 경우 여론악화 등 대선정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막대한 미수금을 만들어놓고 3월부터 출범하는 차기 정권에 떠넘기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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