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냉시스템은 심야시간에 냉동기를 운전해 축열조 내 냉열을 저장하고 이를 주간시간 냉방부하에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심야전력을 사용해 운전비가 저렴하고 부하평준화에 도움을 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냉방시스템에 비해 초기투자비가 높고 축열조의 부피가 커 설치면적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과 축열조의 냉방효율이 낮을 경우 오후에 급증하는 냉방부하에 충분한 냉기를 공급하지 못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 2003년 주야간 피크
축냉설비 도입배경
1980년대까지의 국내 전력수급대책은 합리적인 전력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수요측 관리보다는 매년 급증하는 최대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발전설비 확충측면의 공급측 관리에 치중했다.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발전소 건설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 조달 문제, 전원입지 확보 문제와 함께 지역 이기주의 현상이 확산되면서 공급설비 확충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되었을 뿐 아니라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른 하절기 냉방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전력수급난이 심화됐다. 이러한 냉방수요 급증으로 인한 피크간 격차는 해마다 심해져 2003년에는 1,400만kW에 달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는 비용최소화계획(LCP, Least cost Planning)에 입각한 통합자원계획(IRP, Integrated Resource Planning)을 수립해 발전연료의 전환과 더불어 전력공급 예비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급설비는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되 에너지이용 효율 개선, 전력부하관리 등의 수요측 관리(DSM)를 더욱 강화하고 이로 인해 얻어지는 사회, 경제적 이득의 일부를 당해 고객(합리적 전기사용에 협조하는 고객)에게 환원하는 등 국가, 소비자, 전기공급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각종 수요관리제도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연중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하는 여름철 낮 시간대의 냉방용 전력을 심야시간대로 이전할 경우 Peak 억제에 의한 공급설비 투자비 감소와 함께 심야수요 부양으로 인한 부하율 향상(수요평준화), 원자력 발전비중 확대에 따른 CO2 발생 감소 등 부수적 효과가 매우 큰 축냉식 냉방설비를 보급하기 위해 대체냉방설비 설치의무화, 세제혜택, 무상지원금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 2004년 축냉시스템 현황
축냉시스템의 종류
축냉시스템에는 크게 △빙축열시스템 △수축열시스템 △축열식지열히트펌프시스템으로 나뉜다.빙축열시스템은 심야시간(22:00~익일 08:00)에 얼음을 빙축열조에 저장했다가 냉방시간에 건물의 냉방에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주간 최대부하시 냉방전력사용을 감소할 수 있는 냉방시스템이다.
일반냉방시스템에 비해 초기투자비는 높지만 한전무상지원금 및 심야전력의 사용으로 운전비가 저렴하여 투자비 차액을 수년(보통 2~4년)안에 회수할 수 있다.
빙축열시스템은 제빙방식에 따라 캡슐형, 코일형, 슬러리형으로 구분되며 시스템의 성능은 빙축열조의 제빙 및 해빙효율에 의해 좌우된다. 빙축열조 효율이 낮으면 부하가 증가할 경우 냉동기가 추가로 가동되어야 하며 이는 소요동력 및 운전비의 증가를 의미한다. 이에 각 공급업체에서는 축열조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빙축열시스템은 물의 잠열(얼음) 및 현열을 이용하는 반면 수축열시스템은 물의 현열만을 이용해 축냉 및 냉방을 하는 시스템이다. 상온용 냉동기를 이용해 수축열조에 4℃의 냉수를 저장하고 주간에 이를 이용해 냉방을 한다. 축열매체(물)을 그대로 냉방에 이용하므로 축열조 방냉효율이 매우 높고 냉동기 효율이 좋아서 소요동력이 적고 운전비가 저렴하다. 또한 물을 작동유체로 사용하므로 환경친화적이다.
하지만 물의 현열만을 이용하므로 빙축열조에 비해 큰(약 3.5배) 축열조를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축열조의 설치공간만 확보된다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축열식지열히트펌프시스템은 연중 온도변화가 적은 지열을 이용한 지열히트펌프와 수축열시스템이 결합된 시스템으로 여름철 전력수요관리에 기여하고 신재생에너지의 사용으로 에너지소비량을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반지열히트펌프시스템은 냉난방이 가능한 장점 외에 공공의무화제도, 민간보급사업 등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에 따라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천공 설치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며 공사비용이 높아서 현재 일반지열히트펌프시스템의 경제성은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축열식지열히트펌프시스템은 축열조가 일부 부하를 담당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했으며 심야전력을 사용하므로 운전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저수조 등 불필요 공간에 축열조 설치
원자력발전 비중 증가… 성장 가능성 커
▲ 전원별 발전설비 구성
축냉시스템의 잘못된 인식
축냉시스템은 심야전력의 사용으로 운전비는 저렴하나 에너지의 사용은 많은 에너지 다소비형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축열조의 효율이 낮을 경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것은 사실이다. 빙축열시스템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축열조 내 균등흐름이 이뤄지지 않거나 사구역이 형성되면 냉방시 축열조의 부하대응성이 떨어지고 추가적인 냉동기 구동이 필요하게 되므로 일반냉방시스템보다 오히려 에너지 소모가 많아질 수도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부분부하 운전이 많은 지역에서는 축열조의 안정적인 성능만 보장된다면 주간 전력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심야에 고효율로 정속운전을 하기 때문에 낮은 효율로 부분부하운전을 하는 일반냉방시스템보다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다.
축냉시스템은 일반냉방시스템에 추가적으로 축열조를 설치해야 하므로 설치면적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축냉시스템은 설치가 어렵고 개보수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신축공사에서는 미리 축열조의 설치공간을 설계에 반영하므로 설치에 전혀 문제가 없고 개보수의 경우에도 건물에 기 설치된 저수조나 보일러 중유 탱크 등 불필요한 공간을 이용해 축열조를 설치할 수 있다. 실제로 이앤이시스템은 여러 개보수 현장에서 불필요한 공간을 축열조로 활용한 바 있다.
축냉시스템의 도입 초창기에는 축냉시스템업체에서 자동제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자동제어업체에 제어프로그램을 의뢰하고 잘못된 로직이 반영돼 실제로 현장에 문제가 많이 발생했었다. 발생된 문제의 대부분은 주로 자동제어 기술의 문제가 아닌 제어로직에서 야기된 문제들이었다.
하지만 축냉시스템업체와 자동제어업체의 현장 경험이 늘어나면서 얻은 노하우를 토대로 축냉시스템 전용 로직 및 컨트롤러가 개발돼 현재 이러한 문제점들은 해결됐다.
▲ 년도별 보급실적
축냉시스템의 보급현황 및 전망
2004년 축냉시스템 보급현황을 보면 축냉시스템 중 캡슐형 빙축열시스템이 전체보급용량의 58.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는 축열조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중대형 건물의 기계실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축냉시스템의 총 보급현황을 보면 초창기부터 줄곧 꾸준했던 증가세가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이는 최근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건물의 신개축이 축소됐으며 건물냉방시스템 설계시 중앙집중식 대신 개별냉방식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져 그에 따라 축냉시스템 대신 GHP, EHP 및 시스템에어컨 등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 또한 최근 개발되는 신도시에 지역냉난방(CES 사업)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축냉시스템 보급을 둔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현재 축냉시스템의 보급률은 잠시 정체되고 있으나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환경정책에 대한 대응과 피크전력 해소를 위한 발전소 추가건설을 억제하기 위해 축냉시스템의 보급은 필수적이며 향후에는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5차 장기전력수급계획에 의하면 CO2 배출이 없고 발전원가가 가장 싼 원자력 발전비중이 2000년의 28%에서 2015년에는 33%로 증가하게 돼 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기저발전 설비로서 시스템 특성상 발전량을 조절할 수 없으므로 심야의 잉여전력은 증가하게 돼 여름철의 심야전력소비를 통한 수요관리가 더욱 필요하고 그에 따른 축냉시스템의 성장이 예상된다.
지속되는 지구온난화와 컴퓨터 등의 사무자동화기기 사용량 증가 및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냉방수요 증가로 인해 최대전력수요 중에서 냉방용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냉방용 전력은 그 성격상 일년 중 7월과 8월에 걸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수요일지라도 전력회사는 짧은 기간 동안의 Peak 수요를 충족키 위해 막대한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 향후에는 냉방용 전력수요의 비중이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 여름철 잉여심야전력을 사용하는 축냉시스템의 보급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설비에 사용되는 연료는 준국산인 원자력·수력과 100% 수입에너지인 화석연료(가스, 중유, 유연탄 등)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화석에너지의 약 25%를 소비하는 국내의 전력회사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아 유엔기후변화협약 조인에 따라 도입될 탄소세 및 탄소 배출권 거래 등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수입화석연료의 사용을 최대한 감소시키기 위해 발전설비 운전효율 및 부하율을 높임과 더불어 신규발전설비의 건설을 억제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전력수요관리 정책의 제1 목표다. 이처럼 축냉시스템은 국내 에너지정책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정책에도 적절한 시스템으로 시장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