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정부는 원전 해체와 SMR(소형모듈원전) 핵심기술 확보 등에 5년간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또한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중 중간저장시설은 20년 내 건설할 계획이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위원장) 주재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10회 원자력진흥위원회를 개최,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방향 등 3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
우리나라 원자력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안전하고 환경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환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시장 또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해체 등 새로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가들의 기술개발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원자력의 안전성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강화하는 한편 그동안 축적된 기술·산업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산업을 창출할 예정이다. 

우선 첨단융합기술을 활용해 향후 60여년 간 운영될 가동원전의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미래세대의 환경부담 완화를 위해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기반도 마련해 나간다.

또한 원전 건설‧운영‧정비 등 전주기로 수출시장을 확장하고 해체·SMR 등 미래 유망분야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수출경쟁력 강화를 집중 지원한다.

이어 극지·해양 등 다목적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력시스템 개발‧실증을 위한 기반시설 ‘문무대왕과학연구소(경주 감포)’를 적기 완공(2025년)하고 방사선 융‧복합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할 계획이다.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사회적 합의 절차를 통해 부지·시설을 확보하도록 했다.

그동안의 부지선정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들을 교훈 삼아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영구처분시설, 중간저장시설) 부지선정 과정에 적용되는 의견수렴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기초지자체는 사전에 지역주민과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고 필요 시 인근지역과 협의한 후 부지적합성 조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조사 결과 타당성이 확인된 경우라도 최종 부지로 결정하기에 앞서 주민투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러한 부지선정 절차를 13년 내에 마무리한 후 7년 안에 해당부지에 중간저장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간저장시설 건설과 병행해 영구처분을 위한 지하연구시설 건설과 실증연구를 14년 동안 수행한 후 10년 안에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다.

그동안 주민 의견수렴이나 설치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적·제도적 근거가 없었던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설치가 필요할 경우에는 반드시 원전 주변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지원하도록 했다. 

중간저장시설이 운영되면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지체 없이 반출하고 원전지역 간 사용후핵연료 이동은 제한된다는 점도 명확히 함으로써 시설의 한시적인 성격도 분명히 했다.

또한 특별법 제정과 독립적 전담조직 신설을 추진한다.

기본계획의 추진동력을 확보하고 관리정책의 세부 내용을 법령의 형태로 국민에게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이해관계를 균형되게 고려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관리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독립적인 전담조직 신설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어 유치지역을 지원하고 안전관리 기반을 강화한다.

범정부적인 역량과 가용재원을 결집한 관리시설 유치지역 지원을 위해 국무총리가 주재하고 관계부처와 유치지역 등이 참여하는 ‘유치지역 지원위원회(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운반·저장, 부지평가, 안전처분 등 관리정책 전 과정에 필요한 기술을 적기에 개발하고 산·학·연 인력양성 협업체계 구축, 중장기 인력양성 계획 수립 등을 통해 전문인력도 양성해 나갈 예정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현황 및 향후방향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적정성 검토위원회 권고안을 토대로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방향(안)’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부터 미래세대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부담 완화를 위해 파이로-소듐냉각고속로(SFR) 연구개발을 추진해왔다.

국회 의견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의 기술성 등을 재검토하기 위해 구성·운영된 지난 2018년 재검토위원회에서는 연구개발을 2020년까지 수행하고 2020년 이후 지속추진여부에 대해서는 한미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이하 JFCS) 결과 등을 바탕으로 기술 성숙도 진전에 따라 2020년 이후 다시 판단할 것을 권고한 바 있으며 공동연구의 결과를 담은 ‘JFCS 10년 보고서’가 지난 7월 승인됐다.

이후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의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국회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9월 구성된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적정성 검토위원회(이하 적정성 검토위)가 연구개발의 추진과 관련된 권고안을 담은 검토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적정성 검토위 검토결과 및 권고안을 수용해 실증·상용화 전 단계(TRL 6)까지 기초·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미국과의 고연소도 사용후핵연료 실험을 추진함과 동시에 파이로-SFR의 안전성, 핵비확산성 관련 공백기술 보완 및 기술 고도화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며 중장기적으로 향후 미국과의 공동연구를 마무리한 이후 그 성과를 점검하고 국내 정책(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증·상용화 연구 여부는 추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개발의 투명성, 효율성 및 대국민 신뢰성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 진행상황의 주기적 평가·공개 등의 방안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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