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석 한국석유공사 해외개발본부장
지금으로부터 3년전 석유공사의 장기경영전략 자료 수집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쉐브론 본사를 방문하여 오랜 교분을 지닌 사업상의 파트너인 John McDonald 전략담당 부사장과 장기경영전략 문제를 논의하다 눈에 번쩍 뜨이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견하였다. 기실 새로울 것도 없는 우리들 누구나 잘 아는 사업분야인 오일샌드에 대한 메이저들의 관심과 투자의사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는 일종의 확신을 읽게 된 것이다.

“거의 모든 메이저 석유회사는 portfolio 분산 차원에서 오일샌드 사업을 중시하고 있으며, 그간의 수평정 시추 및 2차 회수 기법 등의 발달로 경제적 채산성을 이미 갖추게 되었다”는 전략적 견해를 맥도날드는 말하고 있었다.

지금과 같이 고유가 사태가 도래하면서, 엄청난 탐사, 개발 투자 수요가 있게 되자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한 물리탐사, 시추 및 설비건설 단가가 하늘 높이 솟게 되었다. 기술적 리스크가 비교적 적은 카자스탄이나 나이지리아에서의 탐사광권 서명 보너스 만해도 수억불을 호가하는 상태에 이르고 보니 개발 생산 자산의 자산 매입비가 과거의 3~5배까지 치솟아 버린 것이다. 중국과 같이 유가가 16~25불대에 과감한 자산 매입 전략을 구사해 보지 못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생산자산 매입의 부담감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다.

이점에서 사우디 석유매장량 2,642억 배럴에는 못 미치나 이란(1375억 배럴), 이라크(1,150억배럴), 쿠웨이트(1,010억배럴) 보다 월등히 많은 1,750억 배럴의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카나다의 오일샌드 가채매장량은 아직 석유자산 보다는 유가요인이 덜 반영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총 가채 매장량중 1/3에 불과한 630억배럴에 대한 개발권만 리스로 부여된 점을 보면 아직 우리에게 적지 않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현재 카나다에서는 Athabasca(68만B/D), Cold Lake(36만B/D), Peace River(1만B/D)등 하루 105만B/D 이상이 생산 되고 있으며, 향후 300만B/D이상을 생산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파이프라인, 업그래이더 설비 등 인프라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이 사업은 한창 붐을 이루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석유공사의 경우 지난 수년간 오일샌드 사업에 대한 참여기회를 모색 해 오던 중 수차의 입찰 실패 끝에 드디어 Blackgold사의 자산을 취득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동 자산은 기존의 전통적인 노천 채굴 방식이 아닌 스팀주입을 통하여 생산하는 방식을 택한 첨단생산 기법을 적용하는 생산현장이 될 것이다.

비록 중국이나 일본 기업에 비해 카나다 오일샌드사업에 대한 진입이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우리나라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잠재력을 잘만 활용한다면 그들을 제치고 앞서 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공사는 에너지산업 해외진출협의회를 통하여 국내의 다양한 협력 파트너들과 함께 카나다 오일샌드 사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접근을 통해 자주개발 원유확보는 물론 채굴 및 생산을 위한 플랜트 건설, 수송 파이프라인 건설, 희석제 공급을 위한 화학제품 공급, 유틸리티 건설, 마케팅 문제 해결을 위한 upgrader 설비 투자 등을 위한 team을 line up하여 장차 보다 대규모로 오일샌드 사업 진출을 본격화 할 수 있도록 타당성 조사 등을 실시하여 국익 극대화에 미력하나마 이바지 하고자 한다.

이로써 세계6대 전략 거점 즉 극동 러시아 거점, 동남아 거점, 중동 거점,서아프리카 거점, 카스피해 거점, 북미 거점 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석유 공급의 골간을 확립하려는 석유 공사의 석유자급 세계경영전략의 틀은 일단 갖추어 졌다. 지금부터는 국민적 성원을 바탕으로 많은 보유 대형 광구에서 석유 가스 자원을 찾아내고 개발하며 생산해내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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