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산림 등을 통해 흡수·제거 해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로 미래 세대에게 보다 안전한 환경을 물려주고자 함이다. 이러한 전세계적 이슈는 해가 갈수록 더욱 뜨거워 질 전망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냉매’에 대해 국내 실태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냉매는 냉각시킬 때 열을 전달하는 물질을 뜻한다. 주로 유체이며 냉동기기 내부에서 냉각 사이클을 순환하면서 저온부에서 기화해 주위에서 열을 흡수하고 고온부에서 응축해 열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저온부를 냉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작동 유체이다. 

불소계화합물의 일종인 냉매는 기후·생태계 변화유발물질로 오존층을 파괴하거나 산소화 결합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에 따라 시기를 두고 국가별 규제가 시작됐다. 

국제사회는 1987년 몬트리얼의정서를 통해 오존층파괴지수(Ozone Depletion Potential, ODP)가 높은 1세대 냉매인 염화불화탄소(CFC)계열 냉매규제, 1997년 교토의정서에 따른 2세대 냉매인 수소화염화불화탄소(HCFC)계열 냉매규제에 이르렀다.

1·2세대 냉매를 대체해 개발된 3세대 수소불화탄소(HFC)계열 냉매 역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CO₂대비 1,300~1만4,000배에 온실가스로 밝혀지며 2015년 파리협약에 이은 키갈리협약에 따라 3세대 HFC계열 냉매까지를 포괄적으로 규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에서는 친환경 4세대 냉매 개발(HFO계열) 및 사용이 의무화되는 추세다.

3세대 HFC계열 규제는 선진국에서는 진행 중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국에서는 아직까지 2세대 HCFC계열의 퇴출이 끝나지 않았으며 키갈리협약 이후 HFC계열에 대한 규제가 조만간 개시된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냉매사용량 실태조차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냉매사용기기에 대한 QR코드 부착 등 냉매 관련 데이터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이 진행 중이다. 

■불소계 온실가스 물질 보율량 
기후변화센터의 ‘폐냉매 재활용 현황조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 10년간 수출입 통계에 따른 국내 사용(잔존) 화학물질(ODS)물질 및 GWP물질 총량은 32만톤으로 이산화탄소 환산톤 3억8,700만톤에 해당된다. 

이후 2011년에서 2020년 10년간 수출입 통계에 따른 국내 사용 ODS물질 및 GWP물질 총량은 38만톤이다. 이 중 불소계 온실가스물질의 잔존량(실보유량)은 국내 생산 및 수입량에서 수출량을 제외한 31만톤으로 이는 이산화탄소 환산톤 7억1,600만톤으로 추정된다. ODS물질의 사용을 제한하며 GWP물질의 사용량이 늘었다. 

ODS물질인 HCFC는 주로 냉매 외 에어로졸, 발포제, 소화약제, 세정제 등에 사용된다. 냉매로는 47% 가량 소비(2019년 기준)하며 연간 소비량은 9,095톤에 달한다. 

그러나 HFC를 합하면 국내에서 수입·생산돼 적용되는 양은 연간 대략 3만5,000만톤이며 이는 이산화탄소 환산톤 약 6,300만톤이다. 우리나라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2,760만톤CO₂ep이다. 한 해 배출량 중 9%에 해당한다. 

이 중 수출량은 제외한 국내에서 소비(판매)되는 불소계 온실가스물질은 3만1,000톤이다. 이는 2030 NDC(2018년대비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2억9,100만톤CO₂ep의 19%이다. 

■냉매 회수 실태 
2020년 국감에서 냉회 회수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당시 안호영 의원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냉매 생산량(3만4,998톤, 수입량 포함)대비 회수율은 0.37%(267톤)에 불과했다. 2018년 3만6,439톤대비 회수율은 0.68%(251톤), 2019년 3만4,372톤대비 회수율 0.84%(291톤)에 그쳤다. 사실상 지구온난화와 오존층파괴물질인 냉매가 회수되지 못한 채 전량이 그대로 대기로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자동차, 가전제품 등 온실가스 냉매 보유 총량 및 통계가 없다. 자동차의 경우 차량 1대당 평균 냉매 충전량은 630g, 가정용 냉장고는 176g, 정수기 40g, 에어컨 1,500g이 충전된다. 

2020년 기준 자동차 폐차 대수는 95만대다. 폐차 시 회수 가능한 냉매량은 추정하기 위해 폐차 대수에서 수출비율 10% 및 약 20만대의 가량의 승합, 대형차량의 폐차 시 냉매회수는 법적 관리대상이 아니어서 이를 제외한 폐차 대수의 평균 냉매 회수량은 313g을 적용해 산정하면 최소 216톤의 냉매(온실가스 28만톤CO₂ep)가 회수돼야 한다. 하지만 2020년 회수량은 77만톤에 그쳐 나머지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전 역시 자동차와 마찬가지다. 폐가전은 생산자책임재활용(EPR)제도를 적용하고 있으나 폐가전에 들어있는 온실가스 폐냉매의 회수목표와 폐냉매를 EPR한 실적은 전무하다. 그러나 일본 및 유럽은 제조사에서 폐냉매 처리비용을 부담하고 생산자가 EPR를 하고 있다. 

■외부사업과 기기 QR코드
냉매는 규제에 따라 재활용 또는 폐기 처리된다. 최근에는 냉매를 활용한 외부사업도 승인을 받는 등 냉매 외부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외부사업으로 승인받은 (주)범석엔지니어링의 플라즈마 분해처리사업은 수출차량으로부터 발생하는 R-134a를 회수해 처리하는 것이다. 

수출차량에서 발생하는 R-134a 폐냉매량은 연간 약 20톤(약 7만대)으로 이를 수집해 플라즈마 분해처리를 하면 연간 온실가스 2만5,753tCO₂ep 감축이 예상된다. 지난 2015년부터 5년 동안 진행한 외부사업(CDM사업 제외)으로 온실가스 18만7,000tCO₂ep를 감축했다. 연간으로는 3만7,400tCO₂ep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외부사업 전체의 약 69%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이다.

재충전금지 일회용 용기 내 잔여 냉매를 처리하기 위해 회수된 용기가 트럭에 실려 있다.

재충전금지 일회용 용기 내 잔여 냉매를 처리하기 위해 회수된 용기가 트럭에 실려 있다.

오운알투텍과 남부발전은 재충전금지 일회용 용기 내 잔여 냉매 회수·재생 기술과 온실가스 감축 방법론이 환경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재충전금지 용기 내 잔여 R-134a 폐냉매를 회수해 재생하는 사업의 방법론으로 이동이 간편하고 안전성과 작업 편의성으로 냉동기 유지보수용 및 자동차 에어컨 수리 후 보충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일회용 용기 내 잔여 냉매 회수·재생하는 것이다.  

일회용 용기로 사용되는 냉매의 약 7~9%는 잔여 냉매로서 연간 1,518톤이 대기 중에 방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303만톤CO₂ep(2020년)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다. 

냉매 통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도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2021년부터 2013년까지 약 100억원이 투입해 R-22, R-134a 등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약 45만대에 QR코드를 부착해 기후·생태계 변화유발물질인 불소계 냉매 사용량 등 관련 데이터를 수집, 이를 활용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관리시스템 구축한다. 

이번 사업은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통계구축 방안 마련 △불소계 온실가스 통계구축을 위한 QR코드 제작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QR코드 부착 및 정보관리 △불소계 냉매 보관용기 QR코드 부착 및 정보관리 △불소계 비냉매 사용제품 라벨링 부착 등 크게 5가지다. 

우선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통계구축 방안 마련을 위해 국내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설치현황 조사한다. 조사 내용은 제작사, 종류, 냉매 종류, 용도별 신규·기존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현황조사와 현재 설치된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추정 및 방법(안) 제시, 국내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가 설치된 건물 리스트 작성 등을 하게 된다. 

또한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설치와 관련된 국내 법·제도 조사를 통해 기존 설치된 냉매 사용기기 설치현황 파악이 가능한 제도를 제안하고 불소계 냉매 사용기기 관리대상 확대를 위한 통계구축 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불소계 냉매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불소계 냉매의 무단 처리를 막고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냉매는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만 전문분야로 인지돼 어렵게 생각한다. 

현재의 냉매 관리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냉매분야에 대한 인식 개선, 냉매 대기 방출을 제한하는 폐기·회수 관리의 확대, 대체 물질 및 적용 기술로의 전환 그리고 키갈리의정서와 같은 글로벌 감축안의 도입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 제거 그리고 나아가 환경에 실질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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