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한국가스공사 가스연구원은 30년이 넘는 역사 동안 기술개발, 사업부서와의 협업 등을 통해 가스공사 본사를 측면 지원하며 국내 천연가스 산업발달에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세계 최대 규모인 가스공사 공급인프라의 안전·안정적 공급을 위해 첨단기술 도입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최근 전세계 각국이 ‘탄소중립달성’을 목표로 설정하면서 수소경제가 점차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는 가운데 가스연구원은 시장선점을 위한 관련기술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시대를 맞아 가스공사가 ‘KOGAS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야심찬 목표를 수립한 가운데 가스연구원이 이를 실현할 ‘싱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핵심역할을 수행할 가스연구원의 수장 김환용 前 가스공사 가스연구원장은 선진 기술확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안전, 소통, 협업을 내세웠다. 

김환용 前 가스연구원장은 안전한 환경에서 사업부서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공사 내외 협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해야 선진기술이 확보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에 김환용 前 가스연구원장에게 가스연구원이 현재와 미래 수소사회에서 선진기술 확보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가스연구원에 대해 소개하자면.
가스연구원은 ‘전국 천연가스 공급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스산업 전반의 기술 확보를 위해 1990년 개원했다.

그동안의 주요 연구분야는 크게 생산 및 공급설 비분야와 천연가스 수요개발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LNG 저장탱크 국산화, 인텔리전트 피그 등 설비 건설 및 운영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냉난방 등 기술 이전을 통해 가스기기 보급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해 설비 운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공사의 새로운 비전 ‘Everywhere Green Life, H2 KOGAS’ 달성을 위해 수소 등 새로운 분야의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가스연구원의 수장으로서 운영방침이 있다면.
원장으로서 항상 강조하는 세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안전한 연구 환경, 두번째는 사업부서와의 소통, 세번째는 협업을 통한 기술 확보다.

먼저 새로운 설비와 물질을 수시로 활용하는 업무 특성상 기본 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므로 이를 위한 교육과 연구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R&D가 사업성과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연구 기획 단계부터 사업부서와 소통해야 한다.

또한 제한된 연구 인력과 경험을 고려하면 국내외 전문기업이나 기관, 학계와 협업하는 것이 중요 하기 때문에 사내외 전문가 참여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가스공사 공급인프라의 안전관리기술은.
천연가스는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에너지원이다. 이에 따라 설계 단계부터 구조적인 면에서나 운영 측면에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검토·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LNG 저장탱크와 천연가스 공급설비의 내진설계 기준도 상향해서 적용하고 있으며 실제 운영 단계에서도 주기적으로 HAZOP, QRA, SIL 등 여러 기법을 활용해 위험성 평가를 능동적 으로 수행해 잠재 위험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최고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 소비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지하에 매설된 공급망은 국민들의 우려가 큰 만큼 최첨단의 타공사 감시시스템, 배관로봇 기술 등을 적용해 배관 건전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위험성 평가 기술 그룹인 영국의 PSG와 공동으로 매설 배관에 특화된 위험성 평가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수소 관련 연구성과는.
가스연구원은 2010년 초반부터 연료전지 및 수소충전소용 소형 수소추출기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성과로 2015년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5Nm³/hr급 수소추출기를 민간업체에 기술이전 했으며 최근에는 30Nm³/hr급 수소추출기 자체 개발에 성공해 광주에 있는 자동차부품연구원의 융복합충전소에서 실증 운전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국내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부품의 국산화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 가스공사가 민간 업체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프리쿨러용 PCHE(인쇄기판 회로형 열교환기)는 현재 보급 중인 수소충전소에 적용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수소충전소용 질량유량계 국산화 사업에 참여, 기체가압식 테스트 장비 개발에 성공해 국산 유량계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가스공사의 ‘수소사업 로드맵’과 ‘KOGAS 비전 2030’에 따라 수소 관련 R&D분야도 전 밸류 체인으로 확대해 생산, 저장 및 운송, 공급 등에 대 한 과제를 착수하고 있다.

예를들면 그린수소 생산 및 운영 기술 확보를 위한 수전해 실증 연구, 그린수소 도입을 위한 인프라 공정 설계, 수소 혼입 실증을 위한 기술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앞서 언급했듯이 협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소 제조기술과 관련해 계획이 있다면.
대도시 거점의 수소생산기지는 수소경제로 이행하는 마중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건설이 성공적 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이미 확보한 소규모 수소 추출기 기술을 적극 활용해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CCUS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존 천연가스 개질 방식이 아닌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천연가스 열분해를 통한 청록수소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소운송 연구분야는.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수소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에 적합한 해외지역에서 값싼 그린수소를 국내로 들여오는 운송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대규모 수소 운송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수소 도입 전과정의 투자비와 운영비용 외에도 도입 시기를 고려해서 최적의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분석된다.

가스연구원이 보유한 LNG 액화 공정기술, 수소추출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소저장 유기화합 물질 기술 등이 향후 수소운송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액체수소 도입 실증 국책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액체수소 운송 선박과 수출입기지 사이의 선적 및 하역공정을 설계해 생산·운송·인수단계에서 정합성이 확보된 공정조 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스공사가 건립하고 있는 LNG, 수소 융복합 충전 스테이션의 장점은.
친환경 모빌리티 보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협소한 부지, 지역 주민 수용성 등 다양한 이슈가 있어 통합적인 충전 인프라 구축이 더욱 효과적이다. 

가스공사가 추진하는 융복합충전소는 LNG를 기반으로 하기에 가스 배관망에 연계되지 않으면서 LNG·수소·CNG 및 전기 충전이 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부지 활용성이 높고 미래 지향적인 인프라이다.

또한 개질형 수소추출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LNG 냉열 공정을 통해 포집할 수 있으며 가스연구원은 이와 관련한 공정 분석 연구를 지원 하고 있다.

■LNG 벙커링과 관련한 가스연구원의 연구성과, 진행 중인 내용 등을 소개하자면.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유 황 함유량 규제를 시작 으로 선박 연료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다. 올해 우리나라가 수주한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대다수가 LNG연료 추진 선박이며 많은 에너지기업이 벙커링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가스연구원은 LNG 연료 추진 선박과 LNG 벙커링 필요성에 주목해 지난 2010년부터 제도 개선등 연구에 착수했고 국내외 조선소·해운사 네트워 크를 구성해 기술 검토 및 기준 마련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Truck to Ship 기준을 제시하고 실증을 수행했다.

현재 가스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이 주관하는 LNG 연료 추진선 시험인증센터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Ship-to-Ship LNG 벙커링시 필요한 계량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 외 가스연구원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 연구가 있다면.
먼저 가스공사가 보유한 천연가스 인프라 관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서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정량적 위험성 평가시스템 구축, 배관로봇 개발 등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 평가·조치할 수 있는 기술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가스공사는 지난 9월 비전2030 선포식에서 밝힌 바와 같이 LNG 냉열 활용사업, 해외 Gas To Power사업 등 신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공정 분석, 설계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부서 와의 협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 그 외 하고픈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LNG 산업분야는 아주 늦게 출발한 후발 주자였으며 R&D도 선진 기술을 들여와 모방, 개량, 국산화하는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수소 등 신사업분야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그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다.

앞으로 가스연구원은 사업성과에 기여하고 독자적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의 선진화된 역량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협업하고 활용해 기술 혁신을 이뤄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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