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수 한국석유관리원 처장
▲주동수 한국석유관리원 처장

[투데이에너지] 흔히들 이야기하는 에너지라 함은 물리학적 용어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단어로 에네르기아(energeia)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러한 에너지는 물, 바람, 지열, 원자력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100여 년 전 마차가 이끌던 말을 자동차가 대체하면서 화석연료인 석유가 가장 대표적인 에너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말을 대신해 수송용 에너지를 대표하게 된 석유는 202년 기준 전 세계 소비량이 하루 8,850만배럴(140억리터)을 훌쩍 뛰어넘게 됐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7위의 석유 소비국으로 부상하게 됐으며 어느새 의식주 어느 부분에서든 석유가 없는 인간의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인간 생활에 필수 불가결했던 석유가 이제는 기후 온난화 등 환경파괴의 원인으로 퇴출돼야 할 에너지로 지목받음으로써 수송용 에너지에 대한 세계적인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따른 선도국가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 등을 통한 저탄소 산업 기반 조성의 기조를 견지함으로써 친환경차 보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다시 맞이한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 과거를 되짚어보면 인류는 말과 마차의 도입 당시 ‘말똥대위기설’과 같이 말의 과다한 분뇨로 환경파괴와 인류건강을 위협하리라 예측하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출현한 자동차로 인해 말과 마차가 그 역할을 다할 때 수십만명의 마부가 대책없이 일자리를 잃었던 고전의 사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는 석유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의 전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인류가 석유에너지의 도입당시 기후 온난화의 심각성을 예측하지 못했지만 친환경에너지의 도입과 석유에너지의 퇴로를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친환경에너지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수소와 전기는 상용화와 대중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기차, 태양광, 에너지저장 전문가로 알려진 재커리 샤한(Zachary Shahan)은 수소에너지를 화석연료가 기반이 된 반(反) 환경적 에너지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차의 에너지원인 차량용 배터리 또한 생산과 폐기과정에서 유발되는 환경오염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최근 ‘에너지전환시대 석유유통산업의 혁신과 상생방안’ 국회 청책토론회(2021년 12월13일) 내용을 보면 주유소 영업 업체수는 2010년말 최대 1만3,004개의 정점을 찍은 후 2020년말 1만1,589개로 약 10.9%가 감소했으며 철거 비용의 부담으로 폐업 후 시설이 방치되고 있는 주유소는 전국 50업체에 달하는 등 유류 토양오염에 의한 환경파괴와 위험물 저장시설 방치에 따른 화재 우려 등 국민적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탄소 중립시대 시대적 흐름에 따른 석유산업의 위축과 변화는 있겠지만 친환경 에너지가 올바른 방향으로 안전하게 정착될 때까지 석유에너지와의 상생과 공존은 불가피해 보인다. 

과거 인류가 겪었던 말과 마차의 잘못된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민관이 석유 에너지의 깨끗한 퇴로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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