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윤 한국가스안전공사 연구원장, 한국에너지공학회 총무이사
IMF외한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산업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가의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CO2 발생량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은 산업규모에 비하여 너무 많기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과소비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CO2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없으므로 가스에너지 사용을 차선책으로 권하고자 한다.

청정에너지라 할 수 있는 LPG와 LNG는 공급 및 사용상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면 타 연료에 비하여 환경성, 편리성, 운반성 등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에너지의 공급 및 소비구조를 안전하게 바꾸어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산업에서 해결되기 어려운 큰 문제점이 또 하나 있다.

냉방에너지에 대한 환경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냉방에너지 산업정책이 난방에너지 공급 우선정책에 의해 지금처럼 방치된다면 총체적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공급과 효율적 관리는 함께 이루어지기 어렵고 결국에는 하절기의 냉방에너지도 동절기의 난방에너지처럼 효율성이 떨어지고 에너지 과소비를 조장하는 문제점을 제기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진행된 흔적을 여름철의 냉방전력은 턱없이 부족하여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재원조달을 위한 전기료 인상, 과도한 CO2 발생량과 심각한 환경오염, 한반도 아열대 현상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름철에 반복되는 피크전력을 조정하기 위한 고급에너지의 낭비적 관리와 새로운 CO2 발생량 증가 등은 여름철의 냉방기 사용을 자제하고 냉방온도를 낮추도록 강요하는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하절기는 보통 1개월 이내로 생각하였고, 저녁에는 참을 수 있을 정도의 온도였으나 지금의 하절기는 3개월 정도로 연장되면서 여름철 냉방에너지 공급은 중요한 에너지 정책현안으로 부상하였다. 더욱이 지구온난화와 도심의 열대야 현상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고 상시적인 환경변화로 한반도는 이미 아열대 지역으로 편입되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도시의 열대야를 경험하면서 에어컨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지만 정작 하절기 전력사정은 아직도 위험한 상태다. 에어컨 사용량의 증가는 도심에 또 다른 열원을 공급하고 오존층을 파괴하는 냉매에 대한 문제점이 기후 변환으로 이어진다. 기존의 전기에너지+CFC 냉매를 사용하는 에어컨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지열이나 심층수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LNG의 냉열에너지를 이용한 지역집단 냉방에너지 공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장기적 측면에서 하절기의 냉방에너지를 해결하는 근본적 공급대책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에어컨 사용량을 억제하고자 여름철 냉방기기 온도 낮추기와 같은 단기적 에너지 절약 캠페인은 현재의 첨단산업사회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정부에서는 국가차원의 냉방에너지 다원화 정책 및 에너지 절약, 미활용 에너지의 사업화에 적합한 새로운 에너지 성장동력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LNG의 냉열에너지처럼 바다에 버리는 미활용 에너지를 이용하여 냉방에너지를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다면 여름철에 부족한 냉방에너지를 친환경적 미활용 에너지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05년에 22,853천톤의 LNG를 소비하여 일본 다음으로 LNG를 많이 도입한 국가이지만, 냉열에너지 활용도는 극히 부진하다. 일본은 냉열발전을 위시하여 냉열에너지 활용도가 높으나, 우리나라는 매년 1000억원이상의 냉열에너지가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활용도가 극히 낮아 문제점으로 부각된지 오래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규모 냉열에너지를 활용하여 아파트의 기존 냉동기를 대체한다면 지금의 에어컨 가동으로 발생되는 문제점의 대부분은 해결될 것이다. 냉열에너지를 지역집단 냉방에너지 공급시스템 구축에 활용되도록 냉방에너지 공급정책이 수립된다면 냉열에너지 활용 집단냉방에너지 공급시스템 구축 최초의 국가로 LNG 플랜트 산업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냉방에너지를 지역집단으로 공급하는 선진국 사례로는 심층수의 냉열에너지 활용이 대표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심층수를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냉방에너지 수요가 많은 대도시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LNG의 냉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인천생산기지는 인근에 인구밀도가 높은 송도지역 아파트나 시화 안산공단 등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냉방에너지를 공급하는 부품 및 시스템 구축기술을 부분적으로 개발하고 냉열에너지 공급 안전기술을 확보한다면 가장 경제적이고 친환경적 냉방에너지 공급대책이 될 것이다. 이것은 하절기 전력수요 및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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