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환기시장은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급성장했다. 환경적 변화로 인해 사람들은 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실생활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로 인해 환기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기술개발과 이를 적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며 건강하고 안전환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환기 사각지대는 해결되지 못하고 숙제로 남아 있다.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환기시스템 지원이 공약으로 제시될 만큼 관심이 대상이었으나 아직까지 지원 정책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환기시장 현황을 통한 어떤 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할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위중증자들도 364명으로 여름철 코로나 재확산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본격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는 8월1주(7.31~8.6) 코로나19 주간 확진자가 일평균 9만7,328명이 발생해 전주대비 22.5%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재감염자 역시 5만명 대로 전체 확진자의 5%를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실내 환기의 어려움, 휴가철 활동량 증가, 백신 접종 이후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력 감소 등 영향으로 코로나19 유행 증가 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인방역 및 환기 등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여름철 환기 없이 밀폐된 공간 속 에어컨 바람이 바이러스의 이동을 빠르게 확산시켜 교회와 카페, 식당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환기를 자주 해야 하지만 무더위에 수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환기를 하더라도 고유가 시대, 많은 상점들이 에너지 낭비가 극심한 개문냉방을 하게 되면서 올해도 역시 전력 수급이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을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이유로 제재가 어려운 실정이다. 

환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현대인의 생활환경, 가정이나 상업시설 등에 환기시스템의 도입은 열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밀폐를 유지하면서도 외부공기를 필터로 걸러 들여와 실내 환기를 할 수 있어 환기방역 실천에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급성장 환기시장
환기시장은 코로나19와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 공기 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쏠리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환기를 통한 집단감염 억제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코로나 종식 전까지는 이 같은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천정형 환기시스템.

천정형 환기시스템.

기존 환기시스템 시장규모는 20만대, 3,000억원 규모로 기업간의 거래(B2B)가 주를 이뤄으나 환기에 대한 일반 소비자, 소상공인의 관심이 높아지며 환기시스템을 직접 구매하는 B2C 거래도 증가하고 있어 환기시장 규모는 약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쾌적한 실내 공간을 조성하고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는 기능성까지 갖춰 홈 인테리어 리모델링, 다중이용시설, 아파트 분양 옵션 제품 등 모든 건물 유형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등 질병예방과 함께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관리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환기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인테리어 리모델링시장을 중심으로 환기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맞물리면서 홈 인테리어 리모델링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리모델링 업계는 전례없는 부흥기를 맞았다. 더욱이 2020년 ‘30세대 이상공동주택은 환기시스템을 의무설치해야 한다’는 법안이 통과와 리모델링의 핵심 변수인 수직 증축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이 발의돼 있어 이 법안이 통과할 경우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 시대 리모델링 트렌드는 편리하고 예쁜 인테리어를 넘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환기 인테리어’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환기 인테리어는 환기설비를 인테리어 핵심요소로 활용해 쾌적하고 안전한 실내공간을 조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환기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역수칙으로 자리잡으면서 안전한 공간을 목적으로 집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한 슬기로운 환기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동주택이나 건물에 층간 오염물질 확산을 막기 위해 역류방지 댐퍼를 권장하고 코로나19 재택치료가 의무화됨에 따라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거지역에서 환풍구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고정압 정풍량 욕실 환풍기 역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제품과 기술개발
환기 제조기업에서는 세대 내 모든 실의 사용 목적과 고급화되는 사용자 니즈에 능동적으로 대처 가능한 실내 환기, 현관·욕실·주방 청정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주방 환기시스템.

주방 환기시스템.

최근에는 강력한 재건축 규제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한정된 건축구조에 최적화하고 건축 점검구가 필요 없는 분배기 일체형 환기와 광플라즈마 살균청정 환기 그리고 각 실에 설치하는 환기용 디퓨져 기능을 수행하면서 실내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빌트인 공기청정 기능까지 제공하는 룸 공기청정기 등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제거용 환기는 주택 환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한 건설사마다 특화된 제품 개발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외선과 광플라즈마 등 살균장치를 통해 유해 세균까지 제거하고 헤파필터를 통해 미세먼지나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살균청정 환기 등의 개발·보급을 위한 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광촉매 기술을 통해 살균 환기가 가능한 신개념 환기청정기 등 다양하고 첨단화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실내외 환기는 물론 광촉매가 코팅된 필터에 UV 자외선 LED를 비추면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되고 바이러스는 죽이는 신개념 살균 환기청정기로 UV-LED 광촉매 기술을 통해 살균 환기까지 가능한 제품으로, 0.3㎛의 초미세먼지는 물론 공기 중의 세균, 박테리아 등을 말끔히 제거한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통해 품질관리용 시험을 진행한 결과 헤파필터와 UV광촉매를 장착한 환기청정기는 무려 99.0%의 부유바이러스 저감율을 보이며 광촉매 필터를 탑재하지 않은 모델의 저감률(90.2%)보다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

환기는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면 현관에 설치된 환기시스템으로 옷이나 신발·반려동물 등을 통해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욕실에서는 과거 수증기나 취기를 적절하게 외부로 배출하는 배기설비에 더해 난방과 제습·드라이 등 다기능 복합제품으로 몸을 청정한 상태로 유지시켜 주며 이중 댐퍼로 소음과 냄새가 확산되는 것을 원천적로 차단한다. 주방에서는 조리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확산 방지와 신속한 제거를 위해 환기장비와 연동해 주방레인지후드 가동 시 주방쪽으로 집중적이고 급속한 환기가 가능하다. 

환기 역시 가전 트렌드인 ‘컬러’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가전’은 단일 색상 또는 무채색 위주 제품에서 이제는 단일 또는 부분별 색상을 다양화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컬러 마케팅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특성 중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반영하려는 가전업계의 움직임으로 한 제품에서도 여러 가지 색상 또는 기능을 세분화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직선형 디자인은 곡선형 디자인으로 보다 부드럽게, 비스포크 방식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색으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환기시스템은 점차 익숙해진 가전으로 자리매김하며 점차 적용 범위 및 시장 규모를 확대해 나아가고 있다. 

■여전한 환기 사각지대
환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다. 

환기가전 전문기업 힘펠(대표 김정환)이 지난 3월21일부터 27일까지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내 공기질 관련 환기시스템 인식’에 대해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서 성인남녀 10명 중 8명은 공기청정기가 있더라도 환기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보육시설에 설치된 스탠드형 환기시스템.

어린이 보육시설에 설치된 스탠드형 환기시스템.

‘공기청정기가 있더라도 환기시스템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문항에서 전체 응답자의 87.7%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환기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역수칙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안전한 생활을 위해서는 실내 공기만을 재순환시키는 공기청정기보다 외부의 공기를 필터를 통해 실내로 신선한 공기를 들여오고 실내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실내 오염물질을 외부로 배출시키는 환기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기시스템 필요성’에 대한 문항에서도 역시 △매우 필요하다(61.1%) △필요하다(33%)라고 응답하며 높은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항목을 합하면 94%에 달했다. 

‘환기시스템이 필요한 장소’를 묻는 문항은 △유치원, 학교 등 교육시설(51.5%) △모든 실내 시설(46.5%) △가정(42.8%) 등으로 전체 문항의 응답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장소를 불문하고 실내 생활이 이뤄지는 모든 장소에서는 환기시스템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결과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기시스템은 모든 시설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2020년 환기시스템 설치 확대를 위해 1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주상복합 건축물에 의무화된 환기시스템 설치를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주상복합 건축물까지 확대됐다(3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주상복합 건축물, 단독주택은 설치 권장). 또한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민간 노인요양시설(1,000㎡ 이상), 어린이 놀이시설(430㎡ 이상), 영화관(300㎡ 미만) 등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환기시스템 설치가 의무화됐다. 

그러나 연면적 1,000㎡ 이하의 국공립 노인요양시설이나 민간시설은 환기시스템 설치가 규정돼 있지 않다. 또한 아파트 부대시설로 분류되는 아파트 상가는 의무규정이 없으며 일반 상업용 건물 내 식당, 카페등 소규모 매장은 제외된 상태다. 이로 인해 환기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자체·민간 지원 ‘한계’
학계와 환기업계에서는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에서 실내 바이러스 감염률을 줄이기 위해 환기량을 증가시켜야 하는 경우에는 실내와 실외의 열교환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열회수형 환기장치(Energy recovery ventilator, ERV)의 도입이 필수적이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시설이 환기시스템 설치를 주저하는 이유는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은 3밀(밀폐·밀접·밀집) 지역은 가급적 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영업 손실이 환기시스템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공약으로 제시될 만큼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됐다.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코로나19 실내 공기 과학적 방역관리 방안과 대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해 “환기 정도에 따라 감염 전파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질병관리청 자료로도 확인된 사실”이라며 “요양병원 등 고위험 시설이나 소상공인 업장의 경우 환기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환기시스템 등에 대한 정부의별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공약으로만 남아 있고 당선 이후 환기 관련한 지원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의 미관심으로 인해 지자체와 민간차원에서 환기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 

고양시는 ‘코로나19 환기 방역 종합대책’을 통해 밀집도가 높고 환기설비가 미비한 관내 음식점을 대상으로 환풍기 설치를 지원했다. 또한 관내 어린이·요양원 같은 코로나19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지능형 IoT를 적용한 환기시스템 1,060대도 무료로 보급했다. 건강취약계층이 상주하는 어린이집·장애인 시설 등을 대상으로 실내공기 상태를 측정해 공기청정기 렌탈료·컨설팅·시설개선 등을 지원했다. 

문경시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고위험시설에 환기시스템 등을 설치하면 최대 900만원까지, 칠곡군도 열회수형 환기장치 지원 등 자체적으로 환기시스템 지원을 했다. 

민간기업에서도 소상공인을 위한 환기설비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힘펠(대표 김정환)은 ‘올바른 환기프로젝트’ 1호점 선정을 시작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실내체육시설과 카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에 총 2억원 상당의 스탠드형 환기가전 ‘휴벤S’ 50대를 지원한다. 힘펠은 이외에도 충북 영동군청에서 3,000만원 상당의 환기시스템을 전달했다. 

(주)하츠가 경기도 내 취약계층 이용 시설의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 노숙인 종합지원센터, 아동보호교육 시설, 정신질환자 직업재활센터 등에 약 1,000만원 상당의 대형 환기청정기 로파P 5대를 전달했다.

최근에는 코로나극복국민참여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환기시스템 설치 지원사업’을 통해 환기설비를 기증하고 최근 수원시 음식점 4개소에 무상으로 설치를 완료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영업장에서 환기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환기시스템을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환기설비 지원을 받는 극히 일부 영업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영업장은 환기설비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기 상황으로 다중이용시설에 환기설비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라며 “기계식환기설비 중 창문형이나 벽 부착형은 수십만원대로 몇 시간이면 손쉽게 설치할 수 있고 덕트형은 공사비가 수백만원정도로 수일 내 설치가 가능해 고효율에너지기기 설치보조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환기설비에 대해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민 하츠 기술연구소 소장은 “환기시스템은 최소한 실내에 머물 수 있는 바이러스, 미세먼지, 각종 유해물질 등의 농도를 낮추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는 있다”며 “외부의 미세먼지 영향이 없을 때는 창문을 자주 열어 자연환기를 실시해 주시고 자연환기가 어려울 때는 외부의 공기는 깨끗이 걸러 유입하고 내부의 오염된 공기는 외부로 배출하는 환기시스템을 꼭 활용해보라”고 환기시스템 사용을 당부했다.

수원시와 코로나극복국민참여방역운동본부, 한국환기산업협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수원시 소상공인 업소·경로당 20개소에 환기설비 설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와 코로나극복국민참여방역운동본부, 한국환기산업협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수원시 소상공인 업소·경로당 20개소에 환기설비 설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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