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충섭 한국석유품질관리원 연구개발 팀장
요즘 ‘국제유가 또 사상최고치 돌파’라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필수적인 요소로서 산업정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유가가 경제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의 고성장에 따른 석유수요의 증가와 OPEC의 잉여생산능력 제약, 이라크전의 장기화와 시아파 등의 무장봉기로 인한 중동정세의 불확실성 증대, 석유자원 고갈에 대한 염려 등이 국제석유시장에서의 석유공급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함에 따라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국가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1992년 지구정상회의(The Earth Summit)에 의해 채택된 유엔기후협약(UNFCCC)의 발효에 이어 1997년의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에서 선진 주요국은 온실가스의 감축을 위해 1990년 기준으로 2010년까지 일정수준의 자발적 감축목표를 서약하고 이의 이행을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 상에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으로서는 멕시코와 더불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부여받지 않은 비부속서 I 국가다. 그러나 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11위이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9위여서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방식 협상과정에서 선진국들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의무대상국에 포함되면 산업발전의 원동력인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고 이로 인해 국내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 감소는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연료소비량 증가로 인한 화석연료의 고갈,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화석연료 소비감소, 고유가현상 지속 등의 문제로 석유자원 사용에 제약이 따르면서 국·내외 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석유대체연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은 환경친화형이며 재생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체계 마련을 위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과 비용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관련업계에서는 접근이 용이하고 이윤추구가 가능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체연료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연료, 에너지 확보차원서 매우 우수
안정적·경제적 원료 조달에 전력투구해야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외국의 경우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에탄올 등과 같은 바이오메스계 석유대체연료를 보급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도입지원 정책과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세금 혜택 등의 제도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대량생산과 품질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바이오디젤은 유럽에서, 바이오에탄올은 중남미 지역에서 보급 확대 중에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석유대체연료의 유통을 제도화하고 동 연료의 품질기준과 제조 및 판매업의 시설기준 등을 정해 석유대체연료의 적절한 품질유지와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기존의 ‘석유사업법’을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으로 개정(2004년 10월22일), 2006년 1월1일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바이오디젤의 경우 2002년부터 3년간의 시범보급기간을 거쳐 올해 7월부터는 일반 자동차용 경유에 5% 이내로 혼합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20% 혼합한 BD20도 특정차량을 대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상의 석유대체연료로는 대두유, 유채유 등의 식물유 등을 지방산에스테르로 전환해 경유와 적절히 혼합, 디젤엔진 차량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연료유와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을 발효, 제조되는 에탄올을 적절히 혼합, 가솔린엔진 차량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혼합연료유가 있다. 기타 석탄가스를 물리화학적 반응공정을 거쳐 합성·액화, 자동차용휘발유 또는 경유를 대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석탄액화연료유와 일부 발전소에서 고유황 중유 또는 석탄을 대체해 사용하고 있는 오리멀젼이라 불리우는 연료로서 베네수엘라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천연역청유가 있다. 또 중유에 물과 유화제 등을 혼합, 연소효율을 향상시켜 난방유로 사용되고 있는 유화연료유가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에탄올과 같은 바이오연료의 경우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로부터 생산되므로 에너지자원의 고갈 문제가 없어 에너지의 확보차원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공정의 전 주기(Life cycle) 관점에서 볼 때 연료사용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원료 작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회수되므로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지목되는 CO2의 순 배출량이 대단히 적다. 이와함께 바이오연료는 연료자체에 황 성분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산성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황산화물(SOx)이 배출되지 않아 기존 석유제품에 비해 환경친화적인 연료이다. 또 기존의 차량 및 유통인프라를 크게 변경시키지 않고 보급할 수 있어 국가별로 자국의 농작물 작황 등 원료 수급상황 등에 따라 확대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바이오연료 보급 활성화 시책에 부정적인 의견이 일부 제시되고 있는 점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원유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연료의 원료 역시 국내에서 자급할 수 없고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바이오연료의 사용을 확대할 경우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즉 원료 수급문제와 자동차용 연료로 사용 시에 저온유동성, 산화안정성 및 부식성 등의 품질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바이오연료 생산업계에서 세 감면 등의 정부의 지원책에만 의존하지 않고, 유휴농지 활용과 품종개발 등에 의한 국내 원료생산 확대, 해외 플랜테이션과 장기공급계약 등에 의한 원료의 안정적 공급, 수율증대를 위한 생산공정 개선·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원료가 조달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양질의 제품이 생산돼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만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좋은 연료로서 국내 바이오연료의 보급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에너지 강국은 영토에 보유하고 있는 화석연료의 매장량에 따른 것이 아니라 누가 좀 더 환경친화적인 연료를 무한공급 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새로운 대체에너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도 석유대체에너지 분야에 있어 주도적인 입장을 갖춘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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