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 (주)리가스 총괄이사
표준가스는 일반적으로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이 섞여 있다는 점에서 혼합가스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표준가스는 특정 성분의 정확한 농도가 알려져 있는 가스상 물질이다. 주로 화학 측정 장비의 교정에 사용되며 측정의 기준이 되므로 일반적인 혼합가스에 비해 독특한 그리고 복잡한 여러 단계의 제조 및 검정,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성값, 불확도, 유효기간 및 소급성 등의 중요한 정보가 담긴 성적서가 발급된다.

다른 종류의 표준물질에 비해 표준가스는 가스상 물질을 다뤄야 하므로 고압가스를 다룰 수 있는 고도로 훈련된 인력 및 정밀 장비와 함께 이들을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일반 실험실 또는 현장에서 제조해 활용할 수 있는 다른 표준물질과는 성격이 다르므로 대부분의 경우 표준가스는 전문적인 표준가스 제조기관에서 보급하는 것을 활용하게 된다.

이때 사용자의 요구 즉, 요구 성분, 다성분 혼합 여부, 각각의 농도, 요구 불확도 수준, 가스의 양 등이 매우 다양하므로 표준가스는 대부분 주문 생산 방식으로 제조, 보급되고 있다.

정부·기업, 표준물질 중요성 인식
연구개발로 수입대체 이뤄져

표준가스를 제조하는 통상적인 방법은 최종 표준가스를 구성하는 각 성분의 무게를 측정하는 중량법이다. 이 방법은 각 성분의 충진 압력 비율에 따라 제조하는 압력법에 비해 충진시의 온도상승에 의한 오차가 최소화 되는 장점이 있어 표준가스의 제조법 중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중량법에는 세부적인 여러 종류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기체상 성분 뿐 아니라 미량의 액체상 성분을 정확히 주입, 기화시켜 표준가스로 만드는 다양한 방법도 확립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조과정에 중량법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 믿을 수 있는 표준가스가 제조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각종 독성가스 등 환경 분야의 표준가스에는 화학적인 반응성 또는 흡착성을 갖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은 스틸이나 알루미늄 등 표준가스가 제조되는 고압용기 내부표면과 작용해 농도가 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표준가스를 제조하기 전에 성분농도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 하도록 용기 내부에 물리적, 화학적인 처리를 거쳐야 한다. 표준가스를 제조하는 연구소, 회사 들은 각기 고유의 용기 내면처리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표준가스 품질의 상당부분은 각 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용기내면처리기술의 적합성, 수월성에 의해 결정된다. 많은 경우 여러 성분이 혼합되어 있는 혼합 표준가스가 요구되기도 한다.

이때는 혼합할 성분들 간의 화학적인 반응성을 감안해, 혼합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 특정 성분들 간의 반응으로 인해 다른 반응 생성물이 생기고 원하는 성분의 농도가 감소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악취성분의 대표격인 황 화합물 간의 혼합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량으로 혼합되어 있는 성분들 간의 반응은 서서히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제조 직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장기간에 걸친 실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