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己卯)년 한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예년과 다름없이 단순한 의미의 한해가 그냥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천년이 가고 20세기가 폐막을 고하고 있으며 더불어 새로운 천년,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오랜 여정의 끝이 불과 10여일 밖에 남지않은 지나간 천년과 20세기야말로 인류사적인면에서나 세계사적인 면에서 엄청난 진보와 격동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겠다.

모두가 인류의 부단한 상황극복 의지와 결집된 노력의 결과였지만 과학문명의 발달이 눈부셨으며 풍요로운 삶의 순간도 있었으나 수없는 전쟁과 기아, 인류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 질병 또한 적지 않았다.

우리 민족과 한반도가 겪은 20세기의 의미 역시 변화무쌍한 세계사적 격랑에 무관할 수 없었다.

40여년 장구한 세월에 걸친 일제 식민지시대와 광복의 기쁨, 6·25 동족상잔의 비극과 빈곤의 시대, 4·19의거와 5·16혁명 그리고 경제발전, 인권의 상실과 민주화에의 열망, 광주대학살과 신군부의 등장, 평화적 정권교체와 정치발전, 외환위기와 IMF체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만큼 수많은 소용돌이의 연속이었다.

우리 인류의 에너지원인 연료의 변천을 통한 지난 천년과 20세기의 변화 발전도 여간 눈부신게 아니었다.

멀리 원시시대로부터 장구한 세월동안 지속되어왔던 고체연료시대로 부터 액체연료시대 그리고 오늘의 기체연료 시대로의 발전이 그렇다.

손쉽게 획득하여 별 안전장치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나무와 석탄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고체연료 시대에는 증기기관의 등장을 불러 산업혁명의 계기를 제공했고 이후 석유가 주종이라 할 수 있는 액체연료시대로 이어져 근대산업사회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인류에게 풍요한 삶을 제공해준 공도 적지 않지만 자원의 고갈과 함께 공해의 위험성을 안겨준 역작용도 있다.

이른바 무공해 연료이며 동시에 청정연료라고 자랑하는 LPG와 LNG의 기체연료시대인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없는가.

물론 연료로서의 가치만을 따질 때에는 LPG와 LNG보다 더 이상적인 연료는 아직 없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안전의 문제만큼은 그 어떤 연료사용때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수없이 겪었던 가스로 인한 사고통계를 들어가면서까지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스의 사용과 더불어 천형처럼 따라 온 것이 바로 안전 문제이고 보면 백번 천번 안전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금번 연말연시에는 가스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주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당부하며 아울러 새천년에는 좀더 과학적이고 선진적이며 합리적인 가스안전 확보 방안이 나와주길 기대 한다.

한가지 다행스운 것은 지금 우리는 가스분야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며 따라서 이번 구조조정에서는 반드시 지금까지 불합리했던 관행이나 제도가 개선되고 이를 통해 가스 소비자인 국민들이 좀더 안전하게 가스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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