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원 과학기술부 수소에너지사업단 단장
석유는 고갈되어가고 있고 배기가스는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문제를 일으킨다. 이러한 것들이 전 세계에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영향을 주어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원 고갈과 환경문제로 궁극적인 대체에너지로 수소에너지시대를 꿈꾸어 왔지만 아직 준비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수소가 전기와 같은 2차 에너지여서 기술적, 경제적 관점에서 쉽지 않은 경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연간 5,000만톤에 이르는 수소를 산업용으로 사용하여 왔지만 대부분 화석연료에서 비롯된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화석연료, 제철소나 가성소다업체의 부생수소를 최대한 이용한다는 것이 현재 내놓을 수 있는 수소공급 시나리오 중 하나이다.

수소이용의 핵심 분야는 연료전지승용차나 버스와 같은 수송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의 38%, OECD 국가의 경우는 60%, 특히 미국은 66%를 수송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수소로 대체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원유소비를 대폭적으로 줄이고 대도시 지역의 대기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소비자가 선택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 가격과 성능이다.

수소에너지 이용이 가능한 시대가 언제 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와도 일맥상통한다. 현재의 기술적인 난관은 다만 그 시기가 문제가 될 뿐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장벽이라는 것이다. 소비를 주도하는 것은 기술인데 수소관련기술은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수소는 자원고갈과 전 지구적 및 지역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에 힘입은 전략적 기술분야라는 평가도 일견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투자분만 연간 10억달러를 수소연료전지분야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중 90%는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이 투자하는 액수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정부투자분만 연간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중국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본다. 이러한 돈은 수소경제로 가기 위한 수소 제조, 저장, 이용, 교육·홍보, 표준화·코드화 등에 투자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가 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홍보는 눈으로 보고 실제 경험하도록 해야 인식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인프라에 대한 것도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와 ‘해 보았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올해 후반기부터 시작하여 3년 동안 진행되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링 사업 외에도 우리 실정상 가능한 방안을 고려해볼만 하다.

교육, 홍보차원에서도 또 수소이용 촉진을 위해서도 기존 천연가스버스용 연료를 이른바 하이탄(수소와 천연가스의 혼합 연료) 가스 형태로 공급 이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수소에너지 시스템 실용화를 위한 안전한 수소 저장·수송기술, 특히 액체 또는 고압저장기술과 수소충전소와 같은 인프라기술은 현재 천연가스기술과 공유되는 부분이다. 2006년 7월말 현재 1만543대의 천연가스차량과 215기의 천연가스 충전소가 가동 중이어서 운용 규모로 이미 세계 5위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1만대 규모에 20%의 수소를 혼용한다면 하루 260km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8,000톤 이상의 수소 수요가 더 생긴다. 이로부터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천연가스 자체도 상대적으로 청정연료이기는 하지만 NOx 배출은 50%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탄화수소와 이산화탄소 배출양도 줄일 수 있어 환경적인 측면에서 이득이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한 기술적인 면은 그다지 크게 어려운 점도 없다. 당장 이용 가능한 기술의 적용으로 수소 수요의 창출과 수소 취급 경험 및 교육, 환경측면의 이득, 신사업분야의 창출, 관련 산업의 기술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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