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기봉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현행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서는 정부투자 기관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기관장의 경영책임을 묻기 위해 매년 경영실적평가를 실시해 오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공공기관의 운영 및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공공기관운영에관한기본법(안)’을 입법예고하였고 최근 9월에는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제안하였다.

기존 경영평가에서는 주로 전년도 경영개선 실적 및 사업목표 달성도를 계량화하여 평가하게 되므로 경영자가 단기적인 경영사고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면에 기관의 잠재적 가치와 미래가치를 평가하는 면이 부족하였으므로 급변하는 시대에 대비한 공기업의 전략목표 설정과 추진 및 미래 가치 창조를 위한 사업개발 등에 진력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개선될 경영평가 방식에서는 이러한 ‘가치창조경영’에 대한 평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즉 수치화 된 업적이나 목표도 중요하지만 기관의 핵심역량 평가, 미래가치 및 잠재력 평가를 위한 평가지표도 개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의 석유화학산업은 중국경제의 활성화로 순항하다가 2005년부터 하강국면에 진입해 있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동지역의 플랜트 설비 증설과 중국에 건설 중인 대형 플랜트의 가동이 본격화 되면 2008년이후부터는 국내의 석유화학 생산 산업은 불황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70년대부터 이러한 설비를 운영 관리해온 국내의 운영 및 안전관리기술의 수준은 아직 중동이나 중국이 확보하지 못한 독보적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공사나 공단 등의 정부기관에서 관장한 안전관리기법 및 기술 또한 선진수준이라 할 만하다.

따라서 늦기 전에 이러한 안전관리 및 운영기술을 종합해 고급화하고 이를 패키지화하여 국제 기술시장 및 엔지니어링용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상품화할 수 있도록 모색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안전관리 기술은 궁극적으로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접목해 CMMS 나 ERP와 같은 종합 설비관리 IT기술로 연계되어야 하는데 이 분야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의 선두에 서 있는 기술이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다가올 석유화학산업의 불황에 대비하여야 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여야 하는 석유화학 업계에 이러한 역할을 맡기기 어렵다면, 그동안 관여하였던 공기업들이 이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공기업 내의 전문 인력들이 이 일을 기획 추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업무의 재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기존 업무가 공기업의 수익사업과 그리고 그 수익사업 실적이 경영평가 지표와 연관되어 있다면 이러한 업무 재조정의 결정을 내리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치창조 경영이란 이러한 미래의 가치를 보고 대비할 수 있는 경영을 얘기하는 것이며 이는 미래전망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비젼 제시, 기존 경영자원 및 인력의 적절한 분배, 빈틈없는 추진과 사업화 등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다행이 개선될 정부투자기관의 경영평가에도 이러한 가치창조 실적에 대해서도 반영한다고 하니, 이제 기관 내 직원의 업무 실적 평가에도 이를 미리 반영하여 기관 운영의 효율성과 공기업으로서의 책임 완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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