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 제 12차 당사국 총회를 다녀와서
케냐 나이로비, 제 12차 당사국 총회를 다녀와서
  • 승인 200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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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산업에의 시사점
국내 기후변화정책 구체화 될듯
▲ 김효선박사 한국가스공사

● 수레와 말의 자리가 바뀐 포스트 교토

이번 제 12차 당사국총회는 기후변화협약이 1992년에 체결된 이후 가장 많은 말을 남긴 총회인 것 같다. 가장 신날한 표현은 바로 중국협상대표가 언급한 “수레와 말의 자리가 바뀐 마차”를 빌린 선진국을 향한 비판이다. 수레와 말의 자리가 바뀌면 마차가 과연 제대로 갈 수 있을까? 기후변화협약에 있어 가고자 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말의 고삐를 쥔 기수에게 있다. 그리고 준수해야 하는 방법론은 마차에 있어 수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수레가 말 보다 앞에 있을 경우, 수레는 오히려 말의 행보를 방해할 수 있게 되어 가고자 하는 목표 및 방향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는 논리이다. 이는 선진국들이 교토체제에 대한 리뷰와 포스트교토에 대한 진행방식에 있어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꼬집는 대목이기도 하다.

● 수면위로 떠오른 대립 양상

앞에서 언급한 마차에 대한 표현에서 기후변화협약 제12차 당사국총회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금번 총회에서는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대립이 수면위로 떠오른 회의라고 평가된다. 물론 이 또한 포스트교토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대립의 대상과 명분이 매우 다양하나다음의 세 가지 대립으로 요약된다. 우선 가장 큰 대립은 바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대립이며, 다음은 청정개발체제를 둘러싼 아프리카 대륙과 아시아 대륙, 끝으로 벙커링 이슈를 중심으로 대치되는 산유국과 소비국의 대립으로 구분된다.

우선 대립의 가장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대립은 지난 제11차 당사국총회에서 결정한 Multi-track 협상방식에서 기인한다.

즉 선진국은 교토의정서상에서 장기의무준수에 대하여 논의하고 개도국은 기후변화협약상의 연장선상에서 포괄적인 온실가스감축 방안을 협의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는 교토체제에 대한 리뷰가 우선되어야 하느냐, 아니냐에 선진국과 개도국이 팽팽히 맞서게 된 것이다. 개도국 논리의 핵심은 교토체제가 잘되고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포괄적인 감축의무에 대하여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 골자이다.

결국 선진국과 개도국에 대한 장기협력과 관련한 사항은 워크샵을 통하여 추후 논의하기로 결정하였다.

전문화된 공공기관의 역할기대
탄소금융 통한 실질적 효과 높여야

청정개발체제를 둘러싼 아프리카 대륙과 아시아 대륙간의 팽팽한 설전은 세계은행 마후아 아카리아가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온실가스감축과 관련한 펀드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집중된 데서 기인한다. 교토의정서니 포스트교토니 명문화된 협약은 협상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지만, 사실상 탄소시장은 이미 2005년 교토의정서 발효이후 조정기간을 거쳐 2008년 선물거래를 통하여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배출권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잠재력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비용효과적인 툴을 찾아가도록 유도하였고, 거의가 아시아 에너지시장이 2015년 이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모아졌다. 따라서 청정개발체제 자금이 아시아에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아프리카 지역은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아프리카 개발은행이 직접 나서 이러한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민간자본을 유치하는데 역부족이다.

국경을 넘나들며 배출하는 수송부분의 벙커링 이슈는 산유국과 소비국간의 대립으로 표출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에너지업계의 관심이 요구된다. 현재 EU는 항공부문에 배출권거래를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한 세부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러한 움직임이 해운에까지 파급될 소지는 매우 높다. 특히 원유 및 천연가스와 같이 운송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에너지업계로서는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소재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제배출권거래에 있어 부도의 소지를 판매자의 책임(seller’s liability)으로 규정한 바 있으므로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탄소시장 및 펀드의 동향

탄소시장에 대한 예측은 유럽 탄소시장에 대한 평가에서 비롯됐으나 현재 9유로 안팎의 탄소가격에 대해서는 조정기간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2008년 선물가격(15-16유로)을 예측치로 판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현재 2006년 가격은 주요 거래참여자들이 이미 헷징을 통해 배출권을 구매한 관계로 더 이상의 구매를 위한 동기부여가 없기 때문에 예측치 15유로를 밑돈다고 해석된다.

특히 중국과 인도중심의 청정개발사업 외에 추가적인 사업이 개발되지 않으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원자력과 탄소포집 및 저장사업에 대한 사업이 교토체제하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배출권의 수급균형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전개발시 부산물로 나오는 플레어링 가스의 경우 방법론이 개발되어 베트남, 카타르 등에서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플레어링 가스가 청정개발체제로 인정받을 경우, 중동지역을 근원지로 하는 감축 크레딧의 시장유입효과는 공급부족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펀드는 유전개발펀드와 같이 파생상품의 하나로 세계은행의 PCF(Prototype Carbon Fund)를 효시로 1999년 교토의정서가 발효도 되기전에 론칭한 이후, 현재 유럽탄소펀드, 일본탄소펀드, CCC(Climate Change Capital) 펀드 등으로 발전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아시아개발은행과 함께 설립한 청정개발펀드(CDM Fund)는 개도국으로서는 최초로 마련한 것이기에 더욱 의미있다. 중국은 교토체제하의 감축사업을 개발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펀드에 유입시킨다. 아시아개발은행을 중심으로 한 펀딩을 통해 그 규모를 확대하고 사업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이는 국내 청정개발사업 추진과 관련한 파이낸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부재한 것과는 크게 대조적인 부분이다.

전문화된 공공기관의 역할기대
탄소금융 통한 실질적 효과 높여야

● 천연가스산업에의 시사점

포스트교토와 관련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벙커링 이슈처럼 특정산업에 논리개발이 요구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탄소펀드와 같이 전산업에 걸쳐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분야가 있다.

펀드와 관련해서는 CCC 펀드의 경우처럼 영국 가스설비운영사 센트리카가 최대 전주로 참가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천연가스 설비회사의 경우탄소펀드 활용이 절대적인데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우선 가스설비운영사는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가장 상업적으로 접근가능한 연료대체 가능성이 전력으로 대체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고, 설비이전을 타 개도국으로 이전할 수 없다는 점과 가스산업이 성장세라는 데서 기인한다.

이처럼 가스설비는 타 공정과 달리 에너지효율 개선의 여지 또한 적어 자체저감을 시도하는 것은 제살깍기가 되므로 전체수익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즉 다양한 저감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탄소펀드를 저감비용 절감의 기회로 삼을 수밖에 없게 된다.

탄소시장의 차세대 공급원으로서 논의 중인 탄소포집 사업은 현재까지는 유전에 한정되어 방법론이 개발되어 있다. 금번 총회의 워크샵에서도 카타르 유전의 가스플레어링 사례가 소개되었으며 향후 가스전에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진행중이다.

가스전 개발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기존의 에너지시장참여자에서 탄소시장참여자까지 포함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존 및 향후 계약구조를 면밀히 살펴 수익개선 여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 결론

이번 회의의 성과는 포스트 교토와 관련한 장기협력의 절차를 마련하고 벨라루스를 부속서에 포함시키는 등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차기 협상을 위한 포석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많은 전문가들이 2009년이 되어야 포스트교토의 대상 및 목표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는 멀리 있을 얘기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 이유는 이러한 일정에 맞춰 국내 기후정책은 구체화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IEA가 전망한 바와 같이 현재 연간 16%의 증가율로 CO2 배출규모가 가장 큰 미국을 2010년에는 중국이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도국을 향한 장기협력 채널에서 한국은 피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포스트교토가 건너야 하는 강이라면, 보다 지혜롭게 건너야만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요구된다.

첫째, 정책의 우선순위와 차별화다. 기후정책의 우선순위는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와 지원이 요구되는 분야로 철저히 구분돼야 하고, 정부예산을 마련해 투입하는 데 있어 우선순위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저감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유인인데, 이는 정부정책이 명확하게 세워져야만 가능한 부분이지만 동시에 민관협력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유치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셋째는, 전문화된 공공기관의 제 기능인데, 현재까지의 정부부처는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소스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왔다. 이제는 정부나 기업 모두 탄소금융을 통하여 실질적이고 비용효과적인 옵션의 폭을 넓혀야 할 때다. 탄소펀드는 바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유용한 툴이 될 것이다.

늘 그랬듯이 선투자가 된 곳엔 반드시 시장이 존재하고 미리 준비한 자에겐 그 기회가 더 선명히 보인다는 것을 천연가스 산업에 종사하는 CEO들이 인식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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