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영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장
2000년이 시작될 당시 새로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각종 메스컴이며 온 세계가 떠들썩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5, 4, 3, 2, 1, 0을 카운트다운 해가면서 우리 모두가 뭔가 다른 세상으로 편입되어가는 듯한 분위기였다. 독자 여러분도 그 때를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러 이제 벌써 2007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일전에 ‘망대에 높이 올라서...’라는 제하의 시론을 게재한 적이 있다. 그 때의 심정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 에너지시장이라는 작은 배가 풍랑을 잘 헤쳐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른바 ‘망대론’을 언급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한국 에너지시장의 각 경제 주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고 또 그 결실들을 하나 둘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외부에서 한국을 보는 시각이 우리가 자신을 평가하는 것보다 후한 점수를 매기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 시대의 진정한 파수꾼이 필요하다. 에너지 기업들은 역사상 최대 이윤 기록을 갱신하며 온 성안이 승전고를 울리면서 자축 파티를 열고 있을지라도 깨어있는 파수꾼을 심어 두어야 한다. 하지만 파수꾼을 자청하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군가가 파수꾼으로 하여금 사명감을 갖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누군가의 사회적 권한이자 책임이다. 그래야 파수꾼이 진정으로 사명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주변의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에너지 시장에 비약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 에너지 강국인 일본이 경제 회복을 계기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것은 정말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태평양 건너 멀리 있을 것으로만 여겼던 미국도 우리의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4강이 모두 한반도 주변에 포진해 있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은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시간을 할애해 온 동안 대외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급한 사항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호루라기에 너무 많은 값을 지불’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제 2007년, 파수꾼 나팔소리의 화두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세계 에너지 시장이라는 물결은 간단하게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 닥쳐오는 현실이다. 한국 에너지시장이라는 배도 그 파고에 올라 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센 풍랑에 놓여 있는 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배가 지금 어디로 휩쓸려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파수꾼의 나팔소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나팔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기를 2007년 새해에 소망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