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송천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개발원시설연구실 책임연구원
최근 국내 정유·석유화학 산업에서 화두(話頭)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RBI(Risk-Based Inspection) 기술이다. 산업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대형 플랜트 산업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대형사고 발생 위험성과 사고 발생시 그 피해범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보유 플랜트는 1960년대 후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급속히 발전하여 왔으며 그 생산량도 세계적으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중화학 플랜트의 설비는 사용기간이 30~40년 이상 된 노후 플랜트가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성이 국가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의 정유·석유화학 업체의 진단 및 검사 방법은 각 장치별 위험도에 따른 정량적인 위험순위를 고려하지 않는 단순한 시간개념의 주기적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그 실효성과 생산효율에서 후진국형 검사기법에 치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대형사고 발생 때마다 강화되는 하드웨어적 규제도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극심해지는 국제적인 경쟁으로 인해 공정·설비의 세분화와 생산효율 증대를 위해 고온·고압의 열악한 환경에서 운전하는 저장탱크, 압력용기, 반응기 및 배관 등의 장치류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비들이 언제 그 수명이 다하게 될지 정확하게 언제 보수 또는 교체를 해야할지와 파손이 발생하였다면 그 위험성은 얼마나 될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shutdown시의 불필요한 교체를 배제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차원의 장기적 기술개발 필요
한국 실정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도 관건

현재 우리나라의 중화학 플랜트 설비는 양적으로 급팽창하였으나 체계적인 본질안전, 플랜트 설비의 안전성과 효율적 관리, 설비안전진단 등의 측면에서는 아직도 고유기술개발 및 시스템 안전구축 등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이상적인 비전(vision)에 근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각 설비별 위험도를 순위별로 평가한 후 이에 따른 진단 및 검사 계획을 수립하는 RBI 기술이다. 이 기술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중의 하나로 위험설비가 산재해 있는 플랜트 내에서 언제, 어느 부위에, 무엇을, 어떻게 검사해야 이 장치들의 위험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가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선진국의 대형 플랜트를 보유한 정유·석유화학 시설의 경우, RBI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보험회사에서 책정하는 보험료 산정에 크게 기여해 연간 경상비용의 대폭적인 절감은 물론 생산비와 유지관리비용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 운전중인 기기에 대한 RBI 프로그램